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북·미 비핵화 협상에 서로 차분하게 대응해야
상태바
북·미 비핵화 협상에 서로 차분하게 대응해야
  • .
  • 승인 2019.03.17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와 핵·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린다고 북한 고위 관리가 15일 밝혔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방침을 공표하며 극적으로 열린 양측의 비핵화 대화국면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평양에서 외신 기자들과 외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긴급 회견을 열어 '미국의 강도같은 태도'를 주장하며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의도도,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결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타스와 AP 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최 부상은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계속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며 "짧은 기간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조만간 북한의 추가 행동을 발표할 공식 성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부상은 북한이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해 깊이 실망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회견에서 북한이 지난 15개월 동안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중단하는 등 변화를 보여준 것에 대해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타협을 하거나 대화를 이어갈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 부상의 발언은 협상 및 미사일·핵실험 모라토리엄 중단 카드를 꺼내 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의 일괄타결·빅딜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벼랑 끝 전술' 구사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재연되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 전반에 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긴장이 높아지진 않을지 걱정스럽다. 북미 정상이 두 차례나 만났음에도 구체적 결실 없이 대화마저 중단되고 미사일·핵실험이 다시 강행된다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사태를 성급히 비관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최 부상이 북미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강조한 것은 위기감을 조성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최 부상의 기자회견으로 볼 때 협상 중단 등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결정이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도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상황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조치도 북한이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정치적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압박을 시작했는지 모르겠으나,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한 행보를 감안한다면 북한의 셈법을 넘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1년여간 어렵게 하나씩 진전시켜 온 모든 것을 수포로 돌아가게 해선 절대 안된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접점 마련이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전체 비핵화 이행방법을 담은 '빅딜' 그림에 합의하고, 이행은 단계별·동시행동원칙에 따라 해 나가는 방법도 있다. 북은 비핵화에 대한 상황 악화를 조치하지 말고 미국도 차분하고 신중한 대응을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