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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형 비리엔 낙하산 인사가 자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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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형 비리엔 낙하산 인사가 자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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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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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2014년 1월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정치권 인사, 군인과 경찰, 고위 공무원 출신 등 14명에게 고액의 급여를 주고 각종 로비에 이들을 활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KT 경영고문' 명단에 따르면 KT는 201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정치권 인사 6명, 퇴역장성 1명, 전직 지방경찰청장 등 퇴직 경찰 2명, 고위 공무원 출신 3명, 업계 인사 2명을 자사 경영고문으로 위촉해 매달 자문료 명목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들은 자문 명목으로만 1인당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KT가 이들에게 지급한 자문료 총액은 약 20억원에 이른다. KT가 경영고문을 집중적으로 위촉한 시기는 2015년 전후로, ▲ 유료방송 합산규제법 ▲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합병 ▲ 황 회장의 국감 출석 등 민감한 현안이 줄지을 때였다. 이들은 KT 퇴직 임원이 맡는 고문과는 다른 외부 인사로 그동안 자문역, 연구위원, 연구조사역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정치권 인사를 보면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 측근이 3명 포함됐는데, 이들은 각각 홍 의원의 정책특보, 16대 보궐선거 선대본부장, 비서관 출신이었다. 위촉 당시 홍 의원은 KT 등 이동통신사 소관 상임위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방위) 위원장이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남모씨는 2016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경영고문으로 있으면서 매달 62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7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을 지낸 박성범 전 한나라당 의원은 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매달 517만원을 받고 활동했다. 정치권 출신 고문들의 매달 자문료는 500만∼800만원 수준이었다.


군 출신 경영고문들은 KT의 정부 사업 수주를 도운 정황이 드러났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이 의원은 "2016년 KT가 수주한 '국방 광대역 통합망 사업' 입찰 제안서에는 경영고문 남모씨가 등장하는데 그는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신참모부장 등 군 통신 분야 주요 보직을 거친 예비역 소장"이라며 "당시에도 KT가 남씨를 앞세워 750억 원짜리 사업을 수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고 설명했다. 육군정보통신학교장을 지내기도 한 남씨는 2015년 7월부터 KT 경영고문을 맡았으며 계약 연장을 거쳐 올해 6월까지가 임기다. 그가 매달 받은 자문료는 1370만원으로 경영고문 14명 중 최고였다. 단순 계산 시 3월 현재까지 KT로부터 받은 자문료는 총 6억원에 달한다. KT와 직접적 업무 관련성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행정안전부, 국민안전처 등 고위 공무원 출신 다수도 경영고문에 위촉돼 활동했다.


이 의원은 "이들은 2015년 '긴급 신고전화 통합체계 구축 사업'을 비롯한 정부 사업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로 분류된다"며 "KT는 사정·수사당국 동향을 파악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줄 수 있는 IO(외근정보관) 등 정보통들로 골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줄기찬 자료 요구에도 KT는 경영고문들의 활동 내용을 제시하지 못했고 KT 직원들은 물론 임원들조차 이들의 신원을 몰랐다"며 "공식 업무가 없거나 로비가 주 업무였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정치권에 줄을 대려고 막대한 급여를 자의적으로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을 고려하면 황 회장은 업무상 배임 등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로비의 대가로 정치권 인사를 '가장 취업'시켜 유·무형의 이익을 제공했다면 제3자뇌물교부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KT는 김성태 한국당 의원의 딸 특혜채용 비리 의혹, 2009년 공채 때 대규모 청탁 의혹 등 특혜채용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번에는 석연치 않은 과다 경영 고문 위촉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영 고문의 로비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기 바란다. 다만 일부에서 이번 의혹 제기가 황 회장을 일부러 흠집 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니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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