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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더 늦기전에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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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더 늦기전에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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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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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매우 일반적인 것이었다"며 "단거리 미사일들이었고 심지어 일부는 미사일이 아니었다"며 '의미 축소'에 나섰다. 미 국방부가 언급한 '탄도 미사일'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전날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실망감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경고 사인'을 준지 하루 만에 '톤'을 낮추며 다시 '어르고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뒤이은 미국의 북한 선박 압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강 대 강 대치'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다. 5일 간격으로 이뤄진 북한의 잇따른 발사에도 불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표명하는 것으로 '톱다운 대화'의 문을 열어둠으로써 '추가 도발' 등 북한의 궤도이탈을 막으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판을 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강온병행'을 구사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아직'은 아니지만 '어느 시점'에는 "신뢰 위반"으로 판단하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장도 던졌다. 북한의 압박 강화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고 원칙론을 견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행동에 따라 언제든 강경 기조로 다시 선회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쐈다고 확인했는데, 당신과 김정은 간의 신뢰 위반(a breach of trust)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일로 인해 화가 나거나 좌절해 있는가. 우리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 아니다.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들은 단거리이다"라며 "그것들은 단거리이며, 나는 이를 신뢰 위반으로 전혀 간주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등을 쏜 데는 군사적 도발을 하겠다는 의도보다 비핵화 협상의 교착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미국을 향해 간접적으로 대화와 양보를 촉구한 의미가 더 강하게 내포돼 있다고 본다.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대내적으로 체제를 결속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교착 타개를 위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시한을 올해 연말로 제시한 바 있다. 결코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 정체가 계속된다면 미국으로부터 적극적인 협상 태도를 끌어내기 위해 북한은 중거리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의 수위를 높일 우려가 없지 않다. 이는 한국, 미국, 국제사회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비핵화 협상을 더 꼬이게 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규정한 것처럼 북한의 무력시위가 신뢰 위반이라고까지 할 정도가 아니라면 미국과 북한은 더 늦기 전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신뢰가 깨진다면 협상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북미는 서로의 강경 대응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신뢰 관계에 금이 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그리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북미는 단계적 비핵화 및 제재 완화, 일괄적 비핵화라는 각자의 주장과 요구만 고수할 게 아니라 입장 차이를 좁히려고 노력해야 한다. 협상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협상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은 '빅딜'론만 고집하지 말고, 좀 더 현실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북한도 제재 완화를 원한다면 더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또한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이 대북 여론을 악화시키고, 대화를 지속하려는 한국과 미국의 운신 폭을 좁혀서 궁극적으로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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