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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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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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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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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나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였지만 손에 쥔 성과는 없었다. 미국은 협상 중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 상무부는 보복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맞섰다. 미국은 여기에 합의가 향후 3∼4주 이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3250억 달러 어치에 대해서도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추가 압박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협상 결과는 없었지만 두 나라가 최소한 판을 깨지는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이 종료된 후 트위터를 통해 "지난 이틀간 미·중은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앞으로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문제는 후속 협상 일정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나라의 협상이 파국으로 끝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단기간 내에 타결을 낙관하기는 어려워 세계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합의에 다다르지 못해 두 나라가 관세 난타전을 벌이면 전 세계 경기가 꺼지며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단기적으로 미국이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던 중간재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국의 수출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며 성장이 둔화하면 한국은 중간재뿐 아니라 다른 상품 수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중국까지 보복 조치에 나서면 영향은 더 파괴적일 전망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의 관세를 25%로 인상하는 보복 조치를 펼 경우 2020년까지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0.3%, 중국 GDP는 0.8%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GDP는 0.3% 깎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이 모든 중국산 제품에 35%의 관세율을 매기고, 전 세계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유럽연합(EU)과 대만, 일본에 10%의 일괄 관세를 매기면 전 세계 GDP가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는 나라들은 더 힘들어진다. IHS 마킷은 글로벌 전자제품과 유럽 제조업의 신규주문 증가세 둔화에 신음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가 무역 전쟁 악화에 따라 성장에 더 심한 맞바람을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쯤에서 우리 정부는 이 무역전쟁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묻고 싶다. 이미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은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82.9원까지 상승해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를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본 것이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쓸데없이 불안을 부추길 필요가 없다는 의도가 포함되었을 수 있다. 그게 아니라 '지나친 낙관'이나 '무신경'의 결과라면 이제라도 자세를 고쳐잡아야 한다. 무역전쟁 여파는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줘 펀더멘털 악화로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무역전쟁을 위기로 인식하더라도 정부가 펼 수 있는 대응책이 마땅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동남아 등지로의 수출 다변화가 필요하지만 말처럼 쉽지도 않고 금방 되는 것도 아니다. 경제의 수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내수진작도 필요한데 역시 간단치 않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큰 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칠 타격을 예상한다면 손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만반의 준비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보름 넘게 방치된 추경안을 빨리 통과시킬 수 있도록 방안을 짜내고, 금융시장과 자본시장 불안에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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