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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즌2'를 피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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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즌2'를 피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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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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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사직 의사를 밝혔다. 사표는 이날 오후 5시38분 수리됐다.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며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둘러싼 여러 의혹 제기와 이어진 검찰 수사가 사퇴의 직접 배경이었음을 비교적 명확하게 밝혔다. 조 전 장관은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심정을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 사이에 갈등을 야기한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낮은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을 지렛대 삼아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이 정부의 정체성과도 같은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재확인이다. 또 광장정치에서 분출된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달라며 솔선수범까지 다짐했다. 조 장관 사퇴 후 임명권자의 일성으로, 당파성에 기대지 않고 사실상의 대국민 사과와 호소를 배합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조 장관이 물러남으로써 적어도 여권이 드라이브를 거는 검찰 개혁의 순수성이 도전받을 우려는 크게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과 여권은 장관 후임을 적임자로 인선하여 법무부와 검찰이 주도하는 개혁을 이어가고 국회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처리에 매진하여 개혁 입법을 완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바야흐로 '여의도의 시간'이 온 셈이다. 이를 위해 여야는 지체 없이 당 대표들이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 등 다양한 대화 트랙을 가동하여 개혁을 위한 타협을 촉진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고 정쟁으로 또다시 허송세월하는 구태를 보인다면 이번에는 국회를 향한 '광장 시즌 2'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도 둘로 쪼개졌던 광장 민심을 보듬는 국민 통합 행보와 더불어 민생 경제 활력을 촉진하는 현장 일정에 더욱 신경을 써 갈등 치유에 소홀함이 없길 기대한다. 조 장관 사퇴 이후에도 관심이 가는 또 다른 문제는 검찰 수사다. 혹여 검찰 수사가 그의 사퇴라는 '정치적 환경' 변화에 그 강도와 범위를 조정한다면, 국민은 이후 나올 수사 결과에 신뢰를 보내기 어려울 것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증진은 검찰 권력 분산과 민주적 권력 통제만큼 중요한 가치여서다. 검찰은 더하고 뺌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수사하고 그 결과를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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