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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때 합의돼도 끝 아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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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때 합의돼도 끝 아닌 시작"
  • 연합뉴스 / 장재은기자
  • 승인 2018.11.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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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곧 무역합의를 이루더라도 이는 무역전쟁의 종식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합의를 운운하고 낙관론을 전파하고 있으나 가능한 합의의 내용을 추론할 때 실질적 진전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신중론을 피력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좋은 의지와 합의, 최소한 세계 경제 1, 2위국(미국과 중국) 정상의 개인적 합의라도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받들어 중국과 구체적 사안을 논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양국간 별도 일정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화가 잘 진행되더라도 합의가 길고 어려운 프로세스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을 촉발한 양국의 경제적, 구조적 갈등이 다른 교역국들과 비교할 때 훨씬 중대하고 복잡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무역전쟁이 그 속성상 전화통화나 회담으로 단시간에 풀릴 문제가 아니라는 진단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G20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맺을 합의가 끝이라기보다는 시작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통상관계를 다시 쓰고 싶은 이데올로기적 욕망과 협상을 타결하고 싶은 사업가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를 대거 교체하는 오는 6일 중간선거와 미국 증시의 지난달 참패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사업가 본능 쪽에 기우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해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거론은 사실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가 최근까지도 지식재산권 도둑질, 기술이전 강요, 무역수지 불균형, 환율, 수출기업 보조금 지급 등 전방위로 중국에 공세를 퍼부어 신냉전에 들어간다는 소리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정상들이 뭔가를 해결하고 진전을 보고 싶다고 성명을 내는 것과 실제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천양지차”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 전문가로 활동한 에스워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도 미국과 중국의 협상은 중국의 기술굴기 노력 때문에 바로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사드 교수는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여러 복잡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이 도대체 어떤 종류의 약속을 신뢰성 있게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2025년까지 각 분야 첨단기술을 자급자족하는 제조업 초강대국으로 환골탈태한다는 프로젝트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시 주석의 비전이 반영된 국가발전 전략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프라사드 교수는 “미국 행정부 내의 대중 매파들은 미국과 중국의 장기적인 경제 분쟁에서 중국제조 2025와 같은 것들을 미국의 존망이 달린 문제로 보고 있다”며 실질적 합의 가능성을 비관했다.
 중국 내에서도 아르헨에서 열릴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전직 중국 상무부 관리인 저우샤오밍은 시 주석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변화를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요구할까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저우샤오밍은 “중국이 그런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미국은 중국 쪽으로 공을 차 넘겨 성과가 없는 협상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에서 ‘빅딜’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SCMP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지식재산권 문제가 양국의 가장 심각한 차이라며 대타협의 희망이 시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샘 색스 CSIS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최근 몇주 동안 나온 정책을 보면 미국의 세계 주도권을 저해하는 중국의 영향력 상승, 기술 진보에 초점을 둔 경계가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색스는 무역 전쟁의 핵심문제는 산업 스파이, 시장 접근, 검열과 같은 굵은 난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G20 정상회담 때 발표하는 것들이 있다면 이들 문제의 지엽적인 일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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