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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시작됐는데…수해복구는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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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시작됐는데…수해복구는 ‘아직도’
  • 이신우기자
  • 승인 2019.06.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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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매년 장마철이면 전국 곳곳에 물폭탄이 쏟아지고 인명과 재산피해가 잇따른다. 최근에는 좁은 지역에 강한 빗줄기가 집중되면서 순식간에 특정지역을 물바다로 만드는 게릴라성 호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맘때가 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여러 가지 수방대책을 쏟아내지만,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수해를 막기에는 역부족하다.

   전국적으로 재해위험지역 3000여곳이 산재해 있고, 지난해 수해지역 10곳 중 2곳은 아직도 복구공사도 끝나지 않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장마에 앞서 취약지역의 방재시스템은 촘촘하게 짜였는지, 비 피해를 막는데 허술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국 수해 취약지 3645곳 특별관리 =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15일∼5월14일 전국적인 조사를 거쳐 수해 등 자연재해 위험이 높은 취약지 3645곳을 파악했다.

   산사태 우려 327곳, 급경사지 523곳, 도로 침수 우려 555곳, 교량 등 소규모 공공시설 138곳, 야영장 137곳, 둔치 주차장 252곳, 기타 1355곳이 재해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역마다 비 피해가 예상되면 순찰활동에 나설 공무원과 주민을 복수로 지정해놨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피공간도 별도로 마련해둔 상태다. 관할 지자체도 위험 유형별로 취약지를 구분 지어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있다.


 제주도는 재해위험지구, 월파위험지구, 인명피해 우려 지역, 상습 침수지역, 대형 공사장 등으로 분류한 788곳을 특별관리한다.

   하천·하수도·저류시설의 퇴적물을 미리 제거해 유수 공간을 확보하고, 예보·경보 시설 정비와 점검도 마무리했다. 경기도 역시 인명피해 우려가 있는 265곳을 집중관리하면서 폭우 등에 대비하고 있다.


 전남도는 22개 시·군과 공동으로 집중호우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급경사지 등 피해가 우려되는 228곳의 안전실태를 점검했고, 침수취약지역 183곳과 천변 주차장 20곳의 교통대책도 정비했다.

   해안가나 저지대 침수에 대비해 배수펌프장이 제 기능을 하도록 정비했고, 24곳의 지방하천에 대한 현장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작년 수해지역 20%는 복구 중…피해 재발 우려 = 지난해 장마에 이어 태풍이 3차례 한반도를 지나면서 전국 곳곳에 생채기를 냈다.


 경기도의 경우 작년 8월28∼29일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482.0㎜를 비롯, 연천군 중면 448.0㎜, 의정부시 436.5㎜ 등 물폭탄이 쏟아져 9가구 2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공공시설 7곳과 주택 336채가 침수됐고, 비닐하우스 78채도 물에 잠겼다. 연천에 위치한 도 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 관리사(285㎡)와 시험포장(3만1081㎡)도 물바다로 변했다.


 작년 태풍과 호우로 전국에서는 사망·실종 6명과 1120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났다. 피해지역 상당수는 지대가 낮거나 물 빠짐이 좋지 않아 집중호우에 취약한 곳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 중 상당수는 1년째 복구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번 장마에 또다시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행안부는 지난해 하천 폭을 넓히거나 배수펌프장·우수관로 등을 보강하는 2500여건의 수해복구사업을 발주해 지금까지 2000여건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산술적인 복구율은 80%다.


 경기도 연천군의 경우 민통선(민간이 출입통제선) 안쪽인 중면 적거리 일대 소하천 4㎞ 정비공사가 한창 진행되는 중이다. 이곳은 지난해 하천 범람으로 60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다.


 하천 둑이 터지는 바람에 150억원의 재산피해가 난 전남 보성군 미력천도 가까스로 응급복구만 했을뿐, 피해예방을 위한 항구복구는 실시설계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재민들은 올해도 하늘에 운명을 맡긴채 장마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해 태풍 ‘콩레이’가 훑고 지나간 경북 영덕군에서도 파손된 공공시설 211건 중 31건이 아직 제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강구·후포 배수펌프장과 하전천 복구공사 등은 여태 설계단계에 머물러 있어 주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충북에서도 지난 2년간 발주한 수해복구 공사 중 충주 도룡교 보수와 제천 강제천 정비 등 16건의 사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들 현장 말고도 대형 공사장이나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선 산림 절개지 등을 중심으로 비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전국 각지에 수두룩하다.

   전북 남원에서는 지난해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논 2.3㏊를 뒤덮는 피해가 났다. 산허리를 무리하게 깎아 발전시설을 설치한 게 원인이 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작년 10월 이후 태풍이나 비 피해를 본 곳 중 일부는 공사 기간이 짧아 복구공사가 진행되는 곳이 있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장마 피해가 없도록 순찰을 강화하고, 모래주머니 등 수방 자재도 전진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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