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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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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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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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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정부는 한일관계를 흔든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일본에 제안했다고 외교부가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30일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책임을 인정한 데 대해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격랑에 휩싸였던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피해 보상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인 일본은 물론 한국 기업과 피해자들도 이를 수용할지 미지수여서 이런 방안이 현실화할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지난 주말 일본을 비공개로 방문해 이런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작년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관계부처 간 협의와 각계 인사 의견 및 여론 청취, 제반 요소에 대한 종합적 검토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왔다. 정부가 7개월여 만에 내놓은 제안은 일본 전범기업과 한국기업이 함께 재원을 조성해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이 이런 제안을 수용할 시 재단에 참가할 한국기업은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이익을 본 기업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안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이익을 본 포항제철(현 포스코) 등 한국 기업도 동참시키는 등 합리성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청구권협정을 체결하면서 일본 정부에 대한 청구권을 포기하는 대신 5억 달러의 경제협력자금을 받았고 이 중 일부가 기업 지원 자금으로 쓰였다. 대표적으로 포항제철에 전체 청구권 자금의 24%에 해당하는 1억1천948만 달러가 투입됐다. 이번 방안이 확정된다면 한국에서는 포스코, 일본에서는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재원 조성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구권 협정에 따른 이익을 국가와 사회에 환원한다는 뚜렷한 명분이 있긴 하지만 기업들의 합의도 원활히 끌어내야 하는 만큼 양국 정부의 설득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은 외무성 보도관을 통해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것이 될 수 없어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며 일단 수용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을 거듭 요구했다. 일본의 주장은 한일청구권협정을 근거로 한다. 협정에는 분쟁 해결 절차로 외교 경로를 통한 협의, 양국 직접 지명 위원 중심의 중재위 구성, 제3국을 앞세운 중재위 구성 등 3단계를 거치게 돼 있다. 우리 정부가 1, 2 단계에 응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세 번째 단계를 들고나온 것이다. 외교부는 우리의 새 방안을 일본이 수용할 경우 일본 정부가 요구한 청구권 협정상의 협의 절차 수용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일본에 전달했다. 일본이 쉽게 수용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이번 제안은 답답하게 꼬여만 가던 양국 관계를 풀 수 있는 긍정적인 변수임에는 분명하다. 더욱이 28~29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어 기대는 크다. 우리 정부의 진전된 해결책이 제시된 만큼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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