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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우리하늘 침범 방관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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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우리하늘 침범 방관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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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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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적의 군용기 1대가 지난 26일 3차례에 걸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국 당국자를 불러 엄중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합참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이날 오전 11시께 제주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해 11시 38분께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 이후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내측을 비행하던 중국 군용기는 12시 43분께 포항 동남방 약 44마일(81km)에서 KADIZ에 재진입했다가 오후 1시 41분께 같은 지점에서 KADIZ를 이탈했다.


오후 3시 15분께 이어도 동방으로 KADIZ에 3번째로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오후 3시 53분께 제주도 서북방에서 KADIZ를 최종 이탈했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상공 KADIZ를 2회, 동해 상공 KADIZ를 1회 진입했다"며 "오늘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진입한 시간은 총 2시간 10여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은 제주도 서북방에서 최초로 중국 군용기를 식별했을 때부터 F-15K와 KF-16 등 공군 전투기 10여 대를 긴급 투입해 추적 및 감시비행과 경고방송 등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했다"며 "중국 군용기의 이번 KADIZ 진입 때 대한민국 영공침범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으로 미식별 항적을 조기 식별해 영공침범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별로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 KADIZ 진입이 영공침범은 아니다"며 "특히, 이어도 주변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구역"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의 도발적 행위의 강도가 날로 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KADIZ를 사전 통보 없이 59번 드나든 중국은 지난해에는 70번 넘게 진입했고,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110여 차례나 침범했다고 한다. 이제는 지난 2월 28일을 시작으로 동해 쪽 KADIZ 무단진입도 일삼는다. 서해에 이어 동해의 하늘까지 중국의 영향권 아래 두겠다는 속내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이틀 만인 작년 12월 18일에는 중국의 폭격기, 전투기, 정찰기가 한꺼번에 이어도 부근 KADIZ에 무단진입하기도 했다. 26일 침범에서는 중국 측이 우리측 교신 시도에 처음으로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을 사실상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정부는 관례대로 26일 침범에도 주한중국대사관 실무 관계자를 불러 KADIZ 무단진입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만 촉구했을 뿐이다. 시진핑 체제 등장 이후 육·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펼치며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중국몽(夢)' 실현을 꾀하는 초강대국 중국을 상대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처는 매우 제한적이다. 국제사회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군함 3척을 나포했지만, 우크라 정부는 지금껏 러시아를 상대로 사실상 아무런 대응을 못하고 있다.


중국이 아무리 초강대국이라 하더라도 우리 하늘을 수시로 침범하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는 국력을 키워야겠지만, 지금이라도 따질 것은 당당히 따져야 한다. 중국에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대적 약소국이라 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가 중국 정부에 당당히 대응한다는 데서 그들 나라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일대일로 사업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고 방중에 나선 지난 8월 18일 베이징에 밤늦게 도착했지만, 왕이 외교부장이 공항에서 직접 영접할 정도로 중국 정부는 최고의 의전으로 그를 대했다. 중국의 힘이 팽창할 때 이웃인 우리나라는 항상 침탈을 당했다는 역사를 잊어선 안된다.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지만 우리 단독으로 중국에 맞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굳건한 한미동맹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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