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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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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세운다
  • 박창복기자
  • 승인 2019.03.22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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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및 임정 수립 100주년 기념 지역 내 근현대 문화유산 재정비

용산구는 오래된 도시다. 조선시대 성저십리(한성부 도성으로부터 4km 이내 지역) 일부로 전국 8도 조운선이 모여들었던 수운(水運)의 중심지였다. 구한말에 이르러 한반도 지정학적 중심으로 떠올랐고 대한제국의 국가 공업지대에서 일제시기 군 기지로 변화를 거듭했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역 내 문화유산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한다.

내년까지 근현대 역사문화명소 100곳을 선정, 안내판을 세우고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탐방 코스로 이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구는 안내판 설치에 집중한다. 현재 지역 내 설치된 문화재 안내판과 표석은 52개다. 국가지정문화재(4개), 시지정·등록문화재(6개), 미래유산(16개), 기타 유적지(26개)를 아우른다. 구는 여기에 문화유산 48곳을 추가, 명소 100곳을 모두 채운다.

명소 선정 기준은 역사, 문화, 학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사건·인물과 관련된 장소나 유물이 위치한 곳이다. 고증이 가능한 근현대 유적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구 관계자는 “기존 안내판은 유지·보수하고 새로운 안내판은 통일된 규격으로 새롭게 제작할 예정”이라며 “자체 조사를 거쳐 기 지정된 문화유산 52곳을 포함, 목록 88개를 완성했다. 나머지 12곳도 조속한 시일 내 선정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문화유산 가운데 현재 아무런 안내판도 세워지지 않은 곳으로는 ▲건국실천원양성소터(원효로2가 73) ▲김상옥 의사 항거터(후암동 304) ▲경천애인사터(한강대로62다길 17-5) ▲대한제국 평식원 도량형 제조서터(원효로1가 25) ▲경성전기주식회사 용산출장소터(한강대로 160) ▲함석헌 선생 옛집터(원효로4가 70) 등이 있다.

건국실천원양성소(이하 건실)는 백범 김구 선생이 1947년 3월 20일 설립한 고급 인재양성 기관이다. 일제가 세웠던 옛 서본원사(西本願寺) 건물에 강의실을 두고 조소앙, 신익희, 양주동, 정인보 등 각계 유력 인사를 초청, 학생들을 가르쳤다. 9기에 걸쳐 수료생 900여명을 배출했으나 백범이 암살된 후 1949년 말 해체되고 만다.

김상옥 의사 항거터는 김 의사의 매부 고봉근이 살았던 곳이다. 의열단원이었던 김 의사가 1923년 1월 12일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뒤 추적해 온 일본 경찰과 이곳에서 ‘삼판통(지금의 후암동) 총격전’을 벌였다. 김 의사는 왕십리 방향으로 피신했고 1월 22일 효제동에서 총격전 끝에 순국했다.

경천애인사는 일제가 세운 절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7사단 31연대 1대대장 고(故) 김영옥 대령과 고(故) 장시화 목사가 이곳에서 고아원을 차렸고 1951년부터 1954년까지 전쟁고아 500명을 돌봤다. 지금은 삼각지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건국실천원양성소터. 용산시가도(1927) 제작 당시에는 일제가 세운 절 서본원사가 있었다
▲건실 1기 수료식(1947.5.4). 백범 선생(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옆에 이승만 전 대통령 내외도 자리했다
▲3.건실터 인근 보도에 조성될 건실 안내판(예시)

구가 지역 내 문화유산 찾기에 나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용산구 문화재’(2012),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2014)’, ‘용산을 그리다(2015)’, ‘용산기지 내 사라진 둔지미 옛 마을의 역사를 찾아서(2017)’, ‘역사문화도시 용산 길라잡이(2018)’ 등 관련 서적을 여러 차례 발간, 자료를 업데이트 해 왔다.

이번 명소 100선 안내판 설치는 그간의 성과를 종합·정리하는 과정이다. 사업 결과는 별도 책자로 만들고 주제별 탐방코스도 개발한다. 내년에 답사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용산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내판 설치는 구 향토문화재보호위원회 심의와 국립국어원 감수를 거쳐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구는 내달 11일 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념, 건실터 인근 보도에 시범적으로 건실 안내판을 설치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산재돼 있는 역사 흔적들을 잘 갈무리해서 후대에 전달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며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용산의 역사를 전면적으로 재조명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구는 용산역사박물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1년까지 한강로동 옛 철도병원 부지(한강대로14길 35-29)에 박물관을 짓는다.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2429㎡ 규모다. 등록문화재인 기존 건물을 헐지 않고 실내 리모델링과 주변부 정비공사만 시행한다. 

개항 전·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미군 주둔시기, 개발시대에 이르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빠짐없이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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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는 내달 11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 건실터 인근 보도에 시범적으로 건실 안내판(예시)을 설치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역사문화 명소 100선 안내판 설치 사업을 이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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