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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관리 경각심·긴장 늦추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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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관리 경각심·긴장 늦추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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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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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최대 관광명소 중 한 곳이자 역사적 장소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 저녁(현지시간) 큰불이나 지붕과 첨탑이 붕괴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파리시와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0분께 파리 구도심 센 강변의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쪽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구쳤다. 경찰은 즉각 대성당 주변의 관광객과 시민들을 대피시켰고, 소방대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발생 시점에서 두 시간 넘도록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거센 불길로 첨탑이 무너졌을 때는 파리 도심 전역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위로 치솟는 짙은 연기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프랑스2 방송이 전한 현장 화면에서는 후면에 있는 대성당 첨탑이 불길과 연기 속에 무너지는 모습도 잡혔다. 로이터통신 등은 현장에서 아직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고 검찰이 화재 원인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남쪽 정면에서 두 블록 거리의 5층 발코니에서 화재를 지켜본 자섹 폴토라크는 로이터통신에 "지붕 전체가 사라졌다. 희망이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공사를 위해 설치한 비계 쪽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서 사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간 르 몽드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보수공사를 위해 세워진 비계의 상부 쪽에서 화재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연 노트르담 대성당은 중세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역사가 숨 쉬는 곳이다. 이곳에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 등이 거행됐고,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등 많은 예술작품이 영감을 받았다. 프랑스 고딕 양식의 절정으로, 가톨릭 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하루 평균 3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관광명소이다. 유네스코는 노트르담 성당을 포함한 센강변을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성당 내부에는 '장미의 창'이라는 이름의 스테인드글라스, 대형 파이프오르간, '에마뉘엘'이라는 이름의 종 등 유물이 있고, 성 십자가, 거룩한 못 등 가톨릭 성물이 상당수 보관돼있다. 목재만 해도 가장 오래된 것은 1160년경 벌목됐다. 860년 가까이 버텨온 목재 구조물들이 한순간 화재로 허망하게 사라진 것이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지난 2008년 2월 10일 밤에 발생한 국보 1호 숭례문 화재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국민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영욕의 역사를 지켜본 대한민국의 상징 숭례문이 순식간에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봤다. 어이없게도 한 남성이 홧김에 저지른 방화였다. 국민들은 상실감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지금 프랑스 국민들도 그러할 것이다. 숭례문은 5년 3개월간 전통 방식에 가깝게 진행한 복구공사를 거쳐 2013년 5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이보다 앞서 2005년에는 강원도 양양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식목일인 4월 5일 우리나라 관음보살 신앙의 본향인 낙산사에 옮겨붙어 대웅전, 보타전, 원통보전, 요사채, 홍예문 등이 잿더미가 됐고, 보물 제497호 '낙산사 동종'도 소실됐다. 최근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에도 그 지역 국가지정문화재 27건 중 한 군데도 피해가 없었던 점은 다행스럽다. 우리나라 문화재는 주로 목재로 만들어져있어 특히 화재에 취약하다. 한순간의 화재로 수백 년, 수천 년 된 문화유산이 사라진다. 낙산사와 숭례문 화재 이후 당국이 문화재 방재시스템을 강화한다고 했으나 여전히 화재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다행히 문화재는 없었지만 지난 7일에도 서울 종로구 인왕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보광전이 전소됐다. 문화재청은 국내 문화재 안전상황을 긴급 점검한다고 밝혔다. 목조 건축물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함께 소방시설 점검과 현장 관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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