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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중교통 요금면제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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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중교통 요금면제 ‘효과는 글쎄’
  • 임형찬기자
    의정부/ 강진구기자
  • 승인 2018.01.15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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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교통량 평소와 큰 차이 없어
요금 면제 시민들 평가는 엇갈려
서울만 해당 경기도민들 시큰둥
첫 차량 2부제 기관들 시행착오
교통취약지역 직원들 ‘볼멘소리’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시의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돼 15일 출퇴근시간 버스·지하철 요금이 면제됐다.
 그러나 이날 오전 출근길 서울 주요 지역의 지하철 승객수나 도로교통량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오전 이른 시간에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을 보여 시민들이 체감할 만큼 대기 질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날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에는 입간판이나 홍보문, 구내방송, 전광판 알림 등으로 ‘오늘 요금이 면제된다’는 안내가 이어졌지만, 오전 6∼8시에는 체감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지는 않았다.


 출퇴근 시간 9호선을 이용한 한 시민은 “9호선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지옥철’이었다”며 “더 늘거나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로구 광화문 일대와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등에서 살펴본 버스 승객들도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오전 7시를 전후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내리는 경기지역 버스들에서는 평소 같은 시간과 마찬가지로 5명 안팎의 승객이 하차하는 정도로 한산했다.
 여의도 버스 환승센터에서도 마스크를 쓴 사람의 비율이 약간 늘어났을 뿐 승객 수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다.


 연신내-서울역-광화문역-동대문 등 강북을 가로지르는 버스는 평소처럼 사람이 가득 들어차 운행했다.
 요금면제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직장인 이모씨(43)는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출근길에 작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 기분은 좋았다”고 말했다.


 서모씨(38)는 “기름값이 올라 부담스러웠는데 무료라 해서 오늘은 지하철을 탔다”면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김모씨(36)는 “하루 지하철이 무료라고 해서 자가용을 이용하던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기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요금 면제 혜택을 서울에만 적용하지 말고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영등포역 인근에서 만난 정모(45)씨는 “대중교통 무료는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하늘에 서울·경기도 구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효과를 보려면 더 넓은 지역에 혜택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경기 일산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근한다는 윤모씨(여·28)는 “무료라고 들었는데 아침에 버스를 탈 때 요금이 찍히는 것을 보고 뉴스를 찾아봤더니 경기지역에서 타는 것은 무료가 아니라고 해서 아쉬웠다”며 “그러나 나만 해도 원래 타고 다니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뿐 무료 방침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늘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세먼지 저감 조치에 따라 차량 2부제가 실시된 경기북부지역 공공기관은 다소 시행착오가 있는 모습이었다.
 경기도청북부청사는 지난 14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15일 오전부터 정문에서 차량 통제를 실시했다.


 끝 번호가 홀수인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등 2부제 적용대상이 아닌 차량만 정문을 통과했다. 차를 몰고 왔다가 정문에서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공용 차량도 차량 2부제가 적용돼 배차 문제로 출장자들이 불편을 겪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도 전날 직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차량 2부제 실시를 알렸다.


 하지만 많은 직원이 평소처럼 차를 몰고 왔다가 정문에서 통제에 막혀 차를 돌려야 했다. 청사 주변 공터와 이면도로에는 이들이 주차한 차들이 평소보다 많이 눈에 띄었다.
 한 직원은 “문자 메시지를 무심코 지나쳤다가 차를 몰고 출근해서야 2부제라는 사실을 알았다”라며 “그동안 안 하던 정책이라 습관이 안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포천, 동두천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 의정부로 출퇴근하는 직원이 많은데 이들은 사실상 대중교통으로 이른 아침에 출근하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차를 몰고 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부제 정착을 위해 개인 사정과 상관없이 엄격하게 차량을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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