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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350년 전통의 맛’ 현대인도, 외국인도 多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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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350년 전통의 맛’ 현대인도, 외국인도 多 사로잡았다
  • 영양/ 김광원기자
  • 승인 2019.07.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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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디미방 저술 ‘장계향 선생’ 가치 계승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 영양관광부활 시동
‘체험+추모+휴양’ 전통문화체험지로 각광
▲오도창 영양군수

영양군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 인기

경북 영양군은 한국을 제대로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라면 꼭 먹어보아야 할 음식이 350여년 전 기록된 요리서를 토대로 재현된 ‘음식디미방’ 요리라 판단해 조선을 넘어, 영양에서 세계로 나갈 큰 꿈을 꾸고 있다. 이를 위해 7여 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4월 10일 음식디미방의 저자이며 가난한 이웃을 구휼한 장계향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음식디미방 식사, 조리, 전통주만들기, 다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을 개원했다. 최근 체험과 먹방 트랜드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도창 군수와의 만남을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장계향 선생에 대해서 아직 낯설어 하는데
국문학과 음식문화사에 귀중한 자료가 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요리서 음식디미방을 저술한 여중군자 장계향 선생은 선조 3년(1598년) 경북 안동 서후면 금계리에서 퇴계학통을 이어받은 경당 장흥효 선생의 무남독녀로 태어나 숙종 6년(1680년)에 83세를 일기로 경북 영양 석보에서 타계했다.

석계 이시명과 혼인하여 전처 소생 1남 1녀와 자신의 소생 6남 2녀 등 10남매를 훌륭히 키워냈는데, 이 가운데 7형제는 모두 다 학문이 뛰어나 칠현자(七賢者)로 칭송됐다.

특히 3남인 갈암 이현일 선생이 사헌부대사헌에 오르면서 숙종 임금으로부터 정부인 품계를 받아 ‘정부인 안동장씨’로 추증됐으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 전쟁과 흉년으로 굶어 죽는 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도토리 죽을 쑤어 이웃을 구휼하며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도 했다. 특히 문예에도 뛰어나 한시 12수, 서간 2편, 한국화 2점을 남긴 화가이며, 시인, 서예가, 사상가, 사회사업가였다. 하지만 이런 업적에 비해 동 시대 인물인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에 비해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조명이 현저히 덜 된 측면이 있다.

●장계향 선생이 이용한 음식디미방의 책 이름이 궁금한데 어떤 뜻이 있고 내용이 있는지

음식디미방은 한자어로 그 중에서 ‘디’는 알 ‘지(知)’의 옛말이며,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50년 전에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이 쓴 한글조리서이자 동아시아 최초로 여성이 쓴 조리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1600년대 조선조 중엽과 말엽, 경상도 지방 양반가에서 실제 만들던 음식의 조리법과 저장, 발효식품, 식품보관법 등 총 146가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책 표지에는 ‘규곤시의방’이라 한자로 쓰여 있고 앞뒤 표지 두 장을 포함해 총 30장으로 구성돼 있다. 음식디미방은 1600년대 어법과 철자 등이 비교적 정확하고, 다양한 표현으로 기록돼 있어 조선중기 한글 연구에 있어 국어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런 역사적 가치로 2014년에는 고등학교 통합교과서(기술·가정)에 실렸으며(교과부 검정통과), 2015년에는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행사에서 대통령 주재 공식오찬 메뉴로 선정됐다.

 

 
●음식디미방에 146가지 종류의 음식을 소개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전체 146가지 중에 술 만드는 법이 51가지다. 이는 당시 사대부가에서 손님 접대 시 술이 많이 이용됐고 술을 잘 빚는 것이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책을 보면 마시는 술뿐만 아니라 수저로 떠먹는 술까지 여러 가지 술에 대한 설명이 눈에 띈다. 책에는 국수, 만두, 떡 등의 면병류를 비롯해 어육류, 채소, 초류 등의 다양한 음식 비법이 소개돼 있어 냉장고가 없던 시절 어떻게 복숭아나 가지, 생포를 간수했는지 음식보관법에 대한 자세한 생활 지혜도 기록돼 현대를 사는 우리들도 감탄할만한 내용이 많이 있다.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은 3대 문화권(유교, 신라, 가야문화)사업으로 정부인 장계향 선생의 면모를 재조명하고 음식디미방 식사, 조리, 전통주, 다도 등 전통문화체험 전승의 필요성에서 지난 2011년 기반공사에 착공해 7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7년 12월 준공했다. 석보면 두들마을 3만 3719㎡(1만 199평) 부지 위에 4438.57㎡(1342.6평)의 연면적으로 약 23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크게 보면 체험, 추모, 휴양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4월 10일 개원 후 연말까지 1만 1000여 명의 체험 및 방문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명실상부 전국 최고 규모의 전통문화 체험지로 자리 잡았다.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이 생기기 전에는 장계향선생과 음식디미방을 알리기 위해 어떤 홍보활동은

영양군에서는 음식디미방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홍보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2012년부터 문학가, 외국인, 미식가 모임 등을 대상으로 음식디미방 체험 팸투어행사를 실시했다. 이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했으며 예비 및 초보엄마, 언론사 관계자, 외국인 및 외국인 관광객유치에 우수한 업체로 지정된 여행사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이들을 대상으로 음식디미방 체험 홍보를 진행했다. 또한 외교사절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음식디미방 체험 아카데미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장계향 예절 아카데미, 서울·경기지역 가족 체험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경북 가족여행단을 운영해 자칫 전통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장계향 선생의 삶과 정신 그리고 음식디미방의 가치와 우수성도 자연스럽게 전했다.

또한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계향 선생 알기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일상의 삶을 역사로 만든 장계향 선생의 삶과 교훈을 우리 지역 청소년들에게 바르게 알림으로써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생활 속의 장계향과 음식디미방이라는 목표로 음식디미방 푸드 스쿨과 전문인 양성과정을 개설해 전통음식에 대한 거리를 좁히고, 음식디미방 대중화와 전문화, 상품화 사업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해 지난 5년간 1기에서 16기까지 푸드스쿨 교육생 2800여 명과 전문강사 380여 명을 양성하게 됐다. 단순 교육 수료가 아닌 음식디미방의 전도사로서 음식디미방을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큰 힘이 됐다.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이 세워지면서 최근 변화를 맞고 있다. 어떤 변화가 있나

영양군 민선7기에서는 지난해 4월 10일 개원 이후 1만 3000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지만 경북사람들이 절반을 넘어, 개원 1주년을 맞아 향후 운영계획을 새롭게 수립해 전국적인 관광지로 부상할 큰 방향을 새롭게 설정했다.

우선 관광 전문가의 시각에서 효율적인 교육원 운영 방안을 찾기 위해 관광전문 업체의 컨설팅 용역 후 운영 방향을 재설정하고 고급 호텔 수준의 편의용품 정비, 문화시설사업소 내 전 공무원 및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관광서비스 역량 강화 교육 실시, 해설 편차 해소를 위한 ‘음식디미방 및 장계향 해설 표준 매뉴얼’ 제작을 완료했다.

이와 함께 경제적 사정으로 저가 여행을 추구하는 1020세대를 겨냥한 1만 원대 체험여행 상품 판매, 지방행정공제회와 같이 파급력이 큰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체험 여행상품의 ‘공동구매 방식’의 판매를 통한 새로운 온라인 마케팅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명 방송 유투버 초대, 다국어 오디오가이드 제작, 외국어 간판 설치, 한국관광공사 일본 홍보 마케팅 행사 참여 등을 통한 외국인 대상 홍보마케팅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한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대구·경북영어마을 원어민 교사 60여 명을 대상으로 체험행사를 실시했다. 현재는 단체 체험객 위주로 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어 대구 및 전국 지자체 단체와 협약을 맺어 지속적인 관광객 확보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4월에는 서울 서초구와 업무협약 체결로 수도권 관광 시장 공략 교두보를 마련했다.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에서는 딱딱한 분위기의 기존 도서실을 카페형으로 리모델링 후 지난 4월 15일부터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모두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개방했다. 기존의 두들마을 내에 있는 북 카페는 공간이 협소하고, 교육원 내 기존 도서실도 몇 개의 책장, 딱딱한 책상과 의자만 놓여 있어 이용률이 낮아 리모델링이 필요했다. 안락한 소파와 카페형 테이블 및 의자, 볼 풀장을 배치하여 어린이 동반 부모들도 키즈 카페처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하여,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또한 단순 체험공간에서 벗어나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자 지역 예술인들의 재능기부로 개원 1주년 기념 작은 음악회도 개최했다. 장계향 선생의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지역의 문화 공간의 거점으로 삼아 서로 간의 공감과 소통을 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달부터는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 유물전시관 내에서 장계향 및 음식디미방 체험 아카데미생을 대상으로 영양군 농·특산물 홍보 및 판촉행사인 ‘장계향 아카데미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전국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영양군에서 교육원 인근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을 적정가격으로 먹어보고 구입함으로써 공정관광의 의미도 있다.
 
●음식디미방과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 그리고 영양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특별함이 있어 ‘가고 싶은 영양, 방문하고 싶은 영양’을 목표로 영양군 민선7기에서는 청정 자연을 바탕으로 영양만의 스토리에 특별한 맛과 멋을 더해 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느린 삶을 꿈꾸는 한국인과 가장 한국적인 맛과 멋을 느껴보고 싶은 외국인이라면 한번은 꼭 와보아야 할 전국 최고의 전통문화체험장을 꿈꾸며 500여 영양군 공직자와 함께 열심히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장계향 선생님과 음식디미방의 전통문화 유산이 자랑스런 영양의 자원이라는 것을 전국적,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관내 모든 기관·단체들이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

 

[전국매일신문] 영양/ 김광원기자
kw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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