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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확산 심상치 않게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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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확산 심상치 않게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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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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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하일씨(미국명 로버트 할리·61)의 마약 투약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하씨가 마약을 구매한 내역을 확인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하씨에 대한 마약 반응 간이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고 하씨 자택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가 발견됐다. 9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하씨가 지난달 말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하씨가 이 돈을 입금하고 필로폰을 건네받아 이달 초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매한 필로폰의 양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하씨가 다른 누군가와 함께 투약했는지, 과거에도 필로폰을 비롯한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하씨는 혼자 투약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하 씨의 소변에 대한 마약 반응 간이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업이 변호사인 데다 술이나 담배조차 금기시하는 모르몬교도로도 알려져 시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크다. 마약과 거리가 멀 것 같은 명사의 일탈이기에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보게 된다. 당국도 한 방송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말고 마약 확산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의 체포 소식은 최근 연예인과 일부 재벌가 자제들 사이에서 마약범죄가 확산하는 추세에서 전해졌다는 점에서 마약 확산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한다. 빅뱅 멤버 승리의 버닝썬 사건은 단순한 폭행에서 비롯됐지만 초기부터 마약유통 혐의가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커졌다. 서울의 유명 클럽들이 마약을 이용하고 유통하는 장소로 지목되면 시민들은 '설마 그럴까'가 아니라 '뻔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 국민들이 마약 확산의 실태를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마약을 막을 수 없다.


요즘 터져 나오는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문제는 이런 심증을 뒷받침해준다.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 씨는 변종 마약인 대마 쿠키를 투약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 모 씨 역시 액상 대마를 구매해 투약한 정황이 드러나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조사과정에서 한동안 끊었던 마약을 연예인의 권유로 다시 시작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당국은 최근 마약의 인기 신품으로 떠오른 액상대마를 주목해야 한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부유층 자제들이 좋아하는 액상대마의 국내 밀반입 규모가 2017년 처음 적발된 이후 3배가량으로 늘었다. 이 액상대마는 환각성이 강하면서도 냄새가 약해 길거리에서 피워도 잘 모를 정도로 단속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값은 매우 비싸, 무게로 따지면 금의 최고 4배 수준이다. 하지만 돈 많은 연예인이나 금수저들에게 가격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약 구입과 유통이 예전보다 훨씬 쉬워진 것도 문제다. 액상대마의 밀반입은 주로 국제우편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일반인도 쉽게 SNS를 통해 유통 루트에 접촉해 배송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로버트 할리도 이 방법을 통해 마약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에 관대한 시각도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데 굳이 심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대마초를 규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약은 강력한 금단현상을 부르고 결국 사용자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료나 연구목적 외에는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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