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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행보 ‘먹구름’…경기도형 정책실험도 동력상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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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행보 ‘먹구름’…경기도형 정책실험도 동력상실 우려
  • 최승필기자
  • 승인 2019.09.08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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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벌금 3백만원 선고 “당선무효형”
확정판결까지 정치·정책 속도조절 불가피

<전국매일신문 최승필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 6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 판결이 나오면서 그의 정치적 행보에도 일순 먹구름이 다시 드리워졌다.


 아직 상고심 판단이 남아 있지만, 그동안 이 지사의 발목을 잡았던 사법적 장애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정치적 명운을 예측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 몰린 것이다.


 ▲형제 분쟁에 발목…정치 험로 탈출 제동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는 이날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 나머지 3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이번 선고형이 최종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게 된다.


 지난해 6월 바른미래당 측의 고발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부상한 ‘정치인 이재명’에게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지사 취임 직후부터 신체·자택 압수수색이 이어지고 검경 조사를 받으러 출석할 때마다 포토라인에 서야 했다. 심지어 ‘배우 김부선 관련 스캔들’ 의혹을 해명하려고 현직 지사 신분으로 ‘셀프 신체검증’까지 받는 수모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 5월 1심 판결에서 4가지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그야말로 기사회생했다. 당시 싸움닭에 비유되는 종전의 현장 투사형 이미지를 대체할만한, 법률가로서의 집요한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1심의 전부 무죄 판결을 뒤집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항소심 일부 유죄 판결이 나오면서 그의 정치인생은 다시 시계제로의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특히 소년공 출신 인권변호사에서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도백에 오르는 입지전적인 흙수저 인생 스토리로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그의 정치적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이번 항소심 판결은 정치적 사활이 걸린 사법부와의 ‘법정 혈투’에서 1승 1패 이상의 무게감이 있다.


 형제간 갈등이 ‘친형 강제입원’ 사건으로 비화하고 결국 향후 정치적 행보에 족쇄로 작용하면서 대권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경기지사는 대선 주자의 무덤’이라는 해묵은 징크스도 재차 소환됐다.


 그동안 대권 도전에 나선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전직 경기도지사 4명 모두 순탄치 않은 대권가도를 달리다가 낙마한 전례가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방증하듯, 항소심 법정에 출석할 때 미소 띤 얼굴로 지지자들에게 눈인사를 하며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던 이 지사는 판결 직후 포토라인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을 뒤로한 채 아무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법원을 빠져나갔다.


 ▲도정운영 불확실성 고조…이재명표 정책 전국화 빨간불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경우 대법원의 유·무죄 판단을 기다려야 하고, 항소심 파기 판결을 받더라도 파기 환송심 공판에 나서야 한다.


 이 지사의 앞길에 불확실성의 먹구름이 다시 드리우면서 이재명표 정책실험이 동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 5월 1심 선고를 변곡점으로 도정 구심력이 빠르게 회복했고 혁신형 행정가로서의 정책적 행보도 늘려갔지만, 항소심 판결로 다시 도정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동안 1·2심 재판을 준비하고 법정에 출석하느라 도정에 전념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었다.


 올해 1월 시작된 이 지사 재판은 지난 5월 1심 결심공판까지만 106일간 20차례나 진행됐고, 이후 검찰 항소로 7월 시작된 항소심에서도 36일간 결심공판까지 6차례나 법정에 출석해야 했다.


 더구나 검찰과 이 지사 측이 사안마다 첨예하게 대립해 1심에서만 증인이 55명이나 법정에 서는 등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여야 했다.


 이 지사는 4월 1심 결심공판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한 데 이어 지난달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도지사로서 일할 기회를 만들어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으나 지사직 상실에 해당하는 당선무효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취임 후 공정·평화·복지 세 가치 핵심가치로 ‘이재명표 정책’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경기도정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었다.


 청년기본소득, 산후조리비, 무상교복 등 3대 복지정책 이외에도 지역화폐 법제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 공공택지개발 이익 환원(재투자), 통일(평화)경제특구 입법화, 남북교류협력사업 제도 개선,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자치분권 시행, 수술실 CCTV 확산,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 구성을 통한 전국사업화 등에도 동조세력을 결집하던 중이었다.


 이를 위해 올해 들어서만 10차례나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와 심포지엄, 간담회, 협의회 등을 개최했다. 이 중 7차례는 지난 5월 1심 무죄 판결 이후에 집중될 정도였다.


 이 지사는 이날 항소심 선고 법정 출두 직전에도 SNS를 통해 “경기도 전역이 태풍의 위험 반원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강풍과 호우에 대비한 행동요령 꼭 숙지해주시기 바랍니다”며 도정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사 측은 항소심 선고에 대해 “친형 강제진단이 무죄임에도 불구하고 선거방송토론의 발언 일부를 두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대법원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흔들림 없이 도정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 주변에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며 대법원 반전 확정판결을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판결로 또다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이 지사가 ‘위기는 곧 기회’라는 지론대로 무죄 확정판결로 위기에서 탈출해 정치적 기회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을 받게 됐다.


 최승필기자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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