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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산천어축제 흥행가도…최다 관광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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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산천어축제 흥행가도…최다 관광객 기대
  • 화천/ 오경민기자
  • 승인 2019.01.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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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천어 절묘한 캐스팅'…내년 패키지 관광상품 개발추진

    대한민국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열리는 화천산천어축제가 올해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매년 겨울철,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인 화천읍 화천천 '산천어 극장'은 연일 성황이다.

    화천군은 지난 17일 2만1900여 명이 축제장을 찾은 것을 비롯해 개막일(5일) 이후 13일간 누적 관광객을 115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가량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역대 가장 많았던 지난해 축제 관광객 173만 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매년 100만 명 넘게 발길을 끌어들이는 화천산천어축제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실 화천군 도시구조는 열악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온이 낮게 떨어지는 날씨 뉴스 단골 지역이자 최전방이다.

    또 인구 2만7천 명에 불과한 초미니도시에 산과 강이 80% 넘게 차지하는 '첩첩산중' 도시다.

    어떤 이는 이 낯선 산골도시를 6·25 한국전쟁 격전지, 군인이 더 많은 군사도시로 기억한다.

    실제로 지역 상권이 대부분 외출 나온 군인이나 면회객이 소비하는 '군인 경제'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맘때가 되면 산천어축제로 전 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끈한 축제 도시가 된다.

    2003년 침체한 지역 경기를 살려보자는 절박함에서 시작된 축제는 우려 반, 기대 반이었다.

    이름도 낯선 산천어를 축제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것에 우려가 컸다.


    당시만 해도 겨울축제 소재가 빙어 정도였던 탓에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특히 화천이 산천어의 고향도 아닌 데다 예민하기로 소문나 화천천에 제대로 적응할지도 의문이었다.

    일단, 양식장에서 산천어를 공수하기로 했다.

    여기에 개발을 가로막던 각종 규제로 잘 보존된 자연과 불어오는 계곡의 매서운 한기를 활용하기로 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을까?
    수온에 적응시키기 위한 노력과 화천천을 얼어붙게 만드는 산골주민 노하우는 기적을 일궈냈다.


    축제 첫해(2003년) 20만 명이 찾더니 2006년부터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산천어와 조우하려는 관광객 발길이 2.1km에 걸쳐 펼쳐진 화천천 얼음 벌판을 빼곡히 채웠다.

    20cm는 족히 넘는 산천어를 낚아채는 짜릿한 손맛이 색다른 겨울추억을 선사했던 탓이다.

    손을 타지 않은 자연과 산천어를 절묘한 보물단지로 바꾼 셈이다.


    23일간의 축제 기간 약 180t에 달하는 양식장 산천어가 방류된다.

    축제를 앞두고 산천어의 말라카이트, 기생충 검사 등 안전성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애초 산천어는 물이 맑고 용존산소가 많은 계곡에 사는 냉수성 민물고기로 정의된다.

    송어와 유사한 산천어는 특유의 무늬인 파마크(parrmark)로 치장해 자태가 이채롭다.

    이 때문에 '계곡의 여왕'이라고도 불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컷이 많다.

    애초 바다와 민물을 왕래하는 종이지만, 일부 개체가 민물에 적응해 일생을 살아가는 어류다.

    많은 수가 바다로 갔다가 산란기가 되면 올라오지만, 일부는 그대로 강에서 생활하는 방식에 적응한다.

    산천어는 송어가 60∼70cm까지 자라는 것과 달리 몸길이가 절반인 20∼30㎝가량이다.


    산란은 대략 10월을 전후해 자갈이 깔린 곳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천어는 북한에서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대만에서는 보물 물고기로 보호하고 있지만, 축제장에 투입되는 산천어와는 구분된다.

    이완옥 전남대 연구교수는 "송어가 와서 상류 계곡으로 왔다가 남으면 산천어가 되고, 바다로 가면 송어가 된다"며 "우리나라 열목어를 북한에서 산천어로 불리는 등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어떻든, 산천어를 활용한 축제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굴뚝 없는 공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늘어나는 관광객 수 만큼이나 축제는 성장을 거듭했다.


    하루 동안 놀고 가는 축제가 아니라 지역 상경기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대표적인 것이 축제 참여 시 지역상가에서 물품을 사거나, 농산물을 구입하는 상품권이다.

    상품권 혜택은 축제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화천 지역 상경기로 고스란히 흘러갔다.

    첫 축제 당시 23억원이던 직접적 경제 파급효과는 1천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유통된 상품권만 25만장에 달한다.

    축제 기간 고용되는 주민은 연간 2천5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대표적 흑자축제라는 명성을 얻더니 전 세계 매스컴의 주목도 한몸에 받고 있다.

    관광객이 2만여개의 벌집 모양 얼음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운 장면을 토픽뉴스로 전한다.


    한겨울 추위에 맞서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얼음물에 뛰어든 맨손잡기 체험도 빠지지 않았다.

    2011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해외 유력 방송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더했다.

    올해 축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현재까지 10만 명을 넘어섰다.

    축제는 27일까지 60여 종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앞으로 산천어축제가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이루도록 패키지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체류하며 즐기는 글로벌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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