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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까지 태운 ‘쪽방의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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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까지 태운 ‘쪽방의 참변’
  •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 승인 2019.08.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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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수거 생활 노인 등 3명 화재로 숨져…창문 없는 2평 방서 생활

<전국매일신문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전북 전주 여인숙에서 19일 새벽 화재로 숨진 노인 3명 가운데 2명은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여인숙 화재로 70∼80대 노인 3명이 각자 방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다.

이 중 2명은 폐지를 수거하며 장기투숙했으며, 한 명은 이곳에서 숙식하면서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참변이 발생한 여인숙은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전주시청 인근으로 총면적은 72.94㎡로 방 한 개에 6.6㎡(약 2평) 정도다.

1972년에 사용 승인된 '목조-슬라브' 구조로 지은 지 48년이나 돼 매우 낡고 객실은 모두 11개로 구성됐다.

객실 출입문은 나무로 돼 있고 내부는 이불을 깔고 자는 방으로만 돼 있다. 창문이 없는 방도 있었다. 말 그대로 쪽방 여인숙이다.

피해 투숙객들도 대부분 생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빈곤층이라고 주변에서 오래 살았던 주민들은 전했다.

한 주민은 "여인숙 주변을 지나다 보면 항상 폐지가 근처에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여인숙 방에서 식사까지 해결하는 장기투숙객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인숙에는 장기투숙객 10명이 등록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목격자들은 '펑' 소리가 연이어 들리자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다 쓴 부탄가스 더미가 폭발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해 사망자들의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새벽에 갑자기 불이 나 대피가 늦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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