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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호화연수에 의정비 인상까지...포항시 의회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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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호화연수에 의정비 인상까지...포항시 의회 왜 이러나!
  • 박희경/ 지방부장, 포항담당
  • 승인 2014.10.21 0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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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의회(의장 이칠구)가 집행부인 포항시를 상대로 벌인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뒷말이 많다. 포항시의회는 지난13일 부터 21일 까지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이같은 행정사무감사의 목적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업무 전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행정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기 위한 의회 고유의 권한이자 책무다. 이를 통해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징계와 문책, 시정·주의, 법령·제도·행정에 대한 개선 요구 등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된다.이같은 중차대한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원들 각자가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서 감사에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포항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이같은 노력을 게을리 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상식을 뛰어넘는 이해 못할 질의와 사안에 대한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못한 체 억박지르는듯한 태도로 일관 하면서 뜻있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다.어떤 의원은 TV생중계를 의식한 탓인지 앞서 다른 의원들이 질의했던 사안을 되풀이 하거나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들을 들고 나와 시간만 허비해 우려먹기 또는 얼굴 알리기 질의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모든 의원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세련된 말과 예리한 질의로 집행부를 질타하는 의원들의 모습을 보인 모범적인 의원도 있었다. 얼렁뚱땅 뭍혀 넘어가려는 몇몇 의원들로 인해 그 빛이 발한듯해 안타깝다. 특히,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TP2단지의 경우 몇몇 의원들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질의로 한정된 시간을 허비해 버려 많은 시민들을 실망 시켰다. 어느 의원은 많은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할 얘기 많으니 질의 시간을 5분으로 제한하자는 돌발적인 의사진행 발언으로 이 문제를 꼼꼼히 준비해온 특정 정당의원 질의에 물타기를 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또 해당부서의 과장 국장등을 상대로 질의를 벌이면서 2-3시간 이상을 서서 답변하게 하는 태도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자세라도 흐트러지면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언성을 높이는 사례도 있었다.이는 국정감사, 광역의회 행정사무감사에도 찾아 볼 수 없는 왜곡된 모습이다. 아직도 의회가 군림하려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잘못된 관행이다. 권위의식에 사로잡힌 포항시의회의 현주소 인 것 같아 씁쓸하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공무원이 마치 죄인이라도 된 냥 비춰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도 엄연히 투표권을 가진 포항 시민이고,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공직자들인데도 말이다.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시정해 나가야한다. 이해 못할 일은 또 있다. 의회는 의정비 인상을 위해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0일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4년간 의정비가 동결된 것과 향후 4년간 의정비에 대한 심의가 불가한 점을 감안해 이번엔 반드시 의정비를 대폭 인상하겠다는 의지다.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여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의원들이 원하는 인상폭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그 나물에 그 밥’ 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한만큼 댓가를 받아야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의원직은 어찌 생각하면 돈이 전부가 아님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쩌면 주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의원 이라는 명예가 더 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돈으로 환산할 일은 아니지만 구지 그렇게 한다면 그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반 직장인들과의 연봉 비교는 의미가 없다. 여기다 더해 시의회 경제산업위와 도시건설위원14명이 오는 27일부터 11월5일까지 8박10일간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3국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여기에는 수행 공무원 6명도 포함됐다. 의원들과 동행하는 공무원들이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안봐도 짐작이 가고 남는다. 호화연수 애기가 나오는 이유다. 주민들의 입과 귀가 돼야할 의원들이 되레 주민들의 주머니나 축내고 있으니 안타가운 일이다. 이들에게 지원되는 경비는 1인당 400만원씩 총 8000만원이다. 이들의 일정을 보면 더욱 과관이다. 대부분이 영국 런던 브리게이드 식당 방문과 세느강 크루즈선 견학, 스페인 광장 견학 등 관광성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식당과 광장, 호화 크루즈선에서 무엇을 얼마만큼 배워 올지 모를 일이다.더욱이 이런 고액의 외유경비충당을 위해 매년 책정된 의원 연수 예산에서 두 개 상임위가 해외연수를 포기하는 대신 다른 두개 상임위가 그 예산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하니 그들의 동료애 하나 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은 없을 것 같다. 지방의원이 변하지 않으면 의회도 변할 수 없다. 나아가 지방자치의 발전 또한 요원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의원들에게 고도의 사명감을 요구하는 이유다. 자비를 들여서 다녀오라고 하면 누가 선뜻 나설 것인지도 따져볼 일이다. 의원이라고 해서 헌법에 보장된 여행의 자유를 누리지 말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혈세를 물 쓰듯 한다는 것이 문제다. 시민들 사이에는 의원들이 외국 여행에 목숨을 건다는 이 공공연히 나돈다.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그들이 말하는 해외연수 목적이 더욱 시민들의 화를 돋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6000달러, G20정상회의를 4년전에 개최한 대한민국의 지방 의회가 과연 해외 선진지 연수가 필요한 것인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더 이상 의원들의 집단 해외연수가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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