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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긍정 사인' 북미정상, 통큰 돌파구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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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긍정 사인' 북미정상, 통큰 돌파구 기대감
  • 연합뉴스/ 강병두 특파원
  • 승인 2019.01.0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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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새해들어 ‘숨통’을 틔우는 모습이다.
 북미 정상이 2차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놓고 서로 간에 ‘긍정 신호’를, 그것도 공개적 방식으로 주고 받은데 따른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지 약 23시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나도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어느정도 예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초 북미 뉴욕 고위급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2차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을 줄곧 내비쳐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귀국길에는 “내년 1월이나 2월 열릴 것 같다. 세 군데의 장소를 검토 중”이라며 회담 시점과 장소를 한층 구체화했다.
 그러나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소통이 ‘꽉 막힌’ 상황에서 두 정상이 ‘직접 담판’ 의지를 확인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평가다.
 실무협상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톱 다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비핵화의 기본개념과 초기수순을 비롯한 향후 로드맵을 놓고 양측의 ‘괴리’가 너무 큰 점이 문제다.
 가장 기초적인 쟁점으로 볼 수 있는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선후(先後) 관계를 둘러싼 갈등 조차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단순히 ‘만남을 위한 만남’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작년 6·12 첫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공동성명을 가일층 구체화해 ‘알맹이 있는’ 성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비핵화와 대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하는 ‘양면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계속 중단하고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지 말 것을 미국에 요구했다.
 특히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강요하려 들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기존 핵무기 폐기나 핵시설 리스트 제출 등 미국의 요구 조건에 대해선 외면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상응조치를 요구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애써 간과했거나, 직접 담판해 풀겠다는 자신감이 녹아든 것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실천에 회의론이 적지않은 가운데 나온 김 위원장의 구체적이고 까다로운 상응조치는 실무급 협상에서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이 “(신년사에서) 현재의 외교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양보나 새로운 제안에 대한 징후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향후 북미 관계에 험로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핵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도 트위터 계정에서 “핵무기를 만들고 실험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핵심 문장은 (미래형이 아니라) 과거형이었다”면서 “그것은 새로운 제안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앞서 국무부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논평할 기회를 사양한다”는 이례적인 입장을 낸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실무협상의 난항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위태로운 비핵화 정국의 고비에서다마 강력한 북핵 해결 의지를 보인 점을 들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집권 3년차를 맞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선 고지에 등정하려면 ‘비핵화 열매’가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대화의 장기 실종에도 불구하고 지난 연말 인도적 대북 지원을 위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 재검토 등 유화적 신호를 보내며 협상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 애쓴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정상 차원의 담판 의지를 뒷받침할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 여부다.
 언제, 어디서, 어느 급에서, 어떤 의제로 고위급 회담이 열리느냐가 전체 북미관계의 기상도를 가늠해보는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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