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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옥석을 가리는 ‘민심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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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옥석을 가리는 ‘민심의 바다’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 태백담당>
  • 승인 2014.02.20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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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정치권이 6·4 지방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 도내에서는 광역시·도 단체장과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들의 등록이 시작되면서 선거에 나설 면면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출마 예비 후보자들은 이를 감안해 지난 설 연휴기간 동안 그야말로 ‘민심의 바다’를 누볐다. 매년 그래왔듯 민심은 이번에도 목전의 선거와 관계없이 경제, 먹고사는 문제로 축약되는 민생 문제 해결을 정치권에 주문했다. 정치라는 추상적인 틀보다 당장의 어려움인 현실의 고단함을 벗어나게 하고 고통을 덜어 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야권이 얘기하는 ‘새정치’가 됐든 여당이 추구하는 ‘안정’을 통한 순조로운 국정운영이든 간에 결과물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제 해결 능력은 없으며 오히려 문제를 꼬이게 하는 기성 정치가 아닌 새로운 행태의 정치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것이 여야 모두가 공통적으로 전하는 설 민심이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2012년 총선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이자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새정추가 17개 광역시·도 단체장 선거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하면서 이번 선거는 지난 1998년 제2기 지방선거 이후 16년 만에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은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을 없애자는 대통령 선거 공약사항을 애써 무시하면서도 이번 6·4 지방선거를 ‘지방정권의 심판’이라는 식으로 프레임을 잡아가고 있다. 지방선거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 정권 심판으로 구도를 확장하려는 야권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미리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여기다 선거 후 불어닥칠 선거 책임론을 미리부터 의식한 듯 대표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아예 선거 한참 후인 8월 말로 잡아놓는 등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 정치적 구도에 상관없이 국민들의 마음은 어수선하고 불안하다. 경제활동 인구의 전부라 해도 좋을 정도로 국민 대부분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서울까지 위협하며 전국으로 확산되는 조류 인플루엔자(AI)문제 등 어느 것 하나 마음 놓을 곳이 없다. 눈을 밖으로 돌려도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와 이로 촉발된 동북아 역내의 중일 갈등의 고조는 마치 구한말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촉발된 신흥국 위기가 글로벌 경제 위기로까지 비화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장성택 숙청 이후 더욱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이는 북한 정권의 움직임까지 곳곳이 지뢰 밭이다. 이미 선거철은 시작됐다. 본격적인 선거 무대가 꾸려졌고, 그 주연들은 하나 둘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주연을 빛 낼 조연들도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무심했던 관객들도 심중의 한 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치 무대에서는 ‘아름다운 패배자’는 허울 좋은 수사에 불과할 뿐이다. 패하지 않기 위해선 죽기살기로 임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더욱 그렇다. 정치무대에 선 사람들이야 ‘아무일 없었던 듯’ 퇴장하면 되겠지만 유권자들은 스스로 행사한 한 표 때문에 4년, 또는 그 이후의 시간까지 몽땅 차압 당할지 모른다. 혼자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동네, 지역뿐 아니라 강원도 전체를 내줘야 한다. 그러나 수많은 주인공들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 온갖 수사와 신념, 열정, 헌신 등으로 치장된 깃발이 무성하다. 알고 싶지 않은 정보까지 홍수처럼 밀려온다. 진짜보다 가짜가 더 그럴듯하게 유권자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진실과 진정성은 없고 사기와 기만 술수가 판을 치기도 하고, 무대 위엔 가면을 쓴 얼굴들이 득실거린다. 이는 우리 지역과는 전혀 상관없는 관념과 허상의 얼굴들이다. 정치판에 이 지역을 책임질 당사자는 없는 얼굴들이 가득하다. 이것은 한마디로 가면이다. 최근 지사,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21일 시장, 도의원 등의 예비후보 등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와중에 벌써부터 당내 경쟁자나 상대당 후보를 비방하는 흑색선전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열과 혼탁양상이 일고,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현상은 선거에 결코 도움이 안된다.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 운동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려야 한다.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가 다채롭게 전개되고, 정책을 중심으로 지지·거부운동이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 결국 지방 선거의 승패는 이 같은 안밖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을 정치가 보여주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구도가 어떠하든 간에 여야 모두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이제 겨우 출발선상에 서 있는 것 같다. 유권자들도 선거기간 동안 가면무도회의 가면을 쓴 정치인이 아닌 우리 지역을 위한 진정한 얼굴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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