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의회 길기영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판오·이정미·송재천·조미정 의원은 14일 본회의장에서 내년 본예산 삭감 관련 구청의 보도를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구의회는 제282회 정례회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4차 본회의에서 구청이 제출한 당초 내년 예산안 5,764억 원에서 80억 원(1.39%) 삭감한 5,684억 원으로 수정 의결했다.
이에 김길성 중구청장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필수 예산 삭감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신속 복원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들 의원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물가·고금리의 장기화와 연일 악화일로를 걷는 현 경제 상황에서 의회는 고심 끝에 구민의 복리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안이 의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1.39% 삭감률이 이를 증명하는 이유이다. 어려운 세입 여건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예산만을 편성했다는 집행부의 뜻을 각고의 고심 끝에 최대한 반영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예산안 심사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도 토로했다.“취임한 지 1년이 되어가는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회기 하루 전 모 의원에게 찾아와 예산 설명을 자신이 아닌 하위 직급이 대신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더니 회기 기간 내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심사에 빈번히 참석하지 않았다”며 “중구문화재단 사장은 면밀한 예산 심사를 위한 의원의 자료 요구에 돌연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고 하는 등 황망하고도 참담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최소한의 설명도 제대로 들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현 상황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구청과 산하기관 등 업무추진비 삭감 결정에 대해 구청은 ‘막무가내식 예산 삭감’이며 ‘횡포’라 명명한다”며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 의원은 “구청 측이 주민 삶과 직결된 민생예산을 삭감했다고 의회를 비판하고 나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라며 “민선8기 대표 공약이었던 ‘어르신 교통비 예산’이 상당한 재정이 수반되는 사업임에도 행정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담보하고자 집행부 제출 예산 그대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예산안 삭감 결과를 놓고도 ‘주민 피해’라는 그럴싸한 명목을 내세우며 남은 1.39%도 복원시켜 달라며 의회를 규탄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추경이 예정된 만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친다면 반영될 수 있다는 행정 신뢰와 상식을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구청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정쟁을 유발하고 대립을 자초한 결과는 결국 주민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부디 유념하길 바라며 지금이라도 상생과 진정한 협치를 위한 대화의 장에서 함께 해줄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전국매일신문] 임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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