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영업익 크게 추월
매출, 전분기 대비 70% 이상↑
"HBM3E 12단, 4분기 공급"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하면서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BM과 eSSD 등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SK하이닉스의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1조7천920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6조8천145억원을 3.2% 웃돌았다.
매출은 17조5천73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3.8% 증가했다. 순이익은 5조7천534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매출은 지난 2분기 16조4천2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 1분기 만에 다시 새 기록을 썼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기록(영업이익 6조4천724억원, 순이익 4조6천922억원)을 6년 만에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1천억원으로 이중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4조4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크게 뛰어넘은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HBM 시장의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한 가운데 낸드에서도 고용량 eSSD 수요가 늘며 성장세를 뒷받침한 덕분이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내년에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또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내년부터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며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 메모리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해 가기로 했다.
D램의 경우 기존 HBM3에서 HBM3E 8단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으며,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HBM3E 12단 제품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4분기부터 HBM3E 12단의 공급이 본격화되면 이익 기여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HBM 주문은 2026∼2027년까지 예약돼 있으며, 올해 16조∼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설비투자도 HBM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에서도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면서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9조9천827억원과 7조8천30억원으로 또다시 최대 기록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매일신문] 지원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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