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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農者)는 천하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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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農者)는 천하의 근본
  • 최승필 지방부 부국장
  • 승인 2016.10.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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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이란 말은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사를 1년 중 가장 크고 중요한 일로 여겼던 조상들의 사상을 담고 있다.
농산업은 시장경제 논리로만 해석될 수 없는 생명산업으로, 이 땅의 모든 생명체가 농산업을 통해 생산되는 식량을 공유하며 살아야 하고, 앞으로도 인류가 생존하는데 가장 중요한 담보산업이다.
그러나 요즘 ‘농자지천하지대본’이란 말이 구시대적 유산으로 남을 것 같아 매우 걱정된다.
생명산업을 이끄는 농업인구가 지난 40년 사이에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전국적으로 연간 30만명의 농촌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전국의 농업인구 수는 256만여명으로, 1440만명이 농업에 종사했던 40년 전에 비하면 5분의 1도 안 된다.
1970년대부터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이농 인구가 급격히 증가해 농촌은 일손이 부족한 상태에 빠진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농업분야 외부 고용인력 수요를 조사한 결과, 농촌 내부에서 일손을 구하지 못해 외지에서 데려오는 인력이 연간 30만6965명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전남은 8만2000명이 부족해 일손 부족이 가장 심각하고, 다음은 경북이 6만9325명, 제주도가 4만7000명의 일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남이 3만3530명, 강원 3만630명, 충북 2만5742명), 전북 1만3523명, 경기 9495명, 충남 2020명 순으로, 일손부족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촌에서 외국인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농촌일손 부족 현상은 파종기와 수확기에 더욱 심각하다. 월별 부족 상황을 보면 5월 5만8223명, 11월 5만1597명, 10월 4만3354명, 6월 4만2136명, 8월 2만9824명, 9월 2만9086명, 4월 1만4640명, 12월 1만1986명, 7월 1만1152명, 2월 5814명, 3월 5799명, 1월 3354명 순이다. 농산업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농촌인구의 고령화다.
최근 농협중앙회가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농협 조합원 현황을 보면, 전체 농협 조합원 230만1335명 가운데 70세 이상인 조합원이 38.1%에 해당하는 87만5882명에 달한다.
이는 농촌은 물론, 농업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45.0%로, 70세 이상 조합원 비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전북 40.7%, 경남 40.0%, 충남 38.9% 경북 38.7%, 인천 38.3% 등의 순이었다.
특히, 가장 낮게 나타난 울산 역시 30.3%를 나타냈는데, 결국 전국 어느 지역이건 농협 조합원 10명 중 3명은 70세 이상의 고령농민인 셈이다.
지역 농·축협과 품목농협 등 전국의 농협 조합 1132개 가운데 70세 이상 조합원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 곳도 71곳(6.3%)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전남지역의 두 개 조합은 70세 이상 조합원 비율이 60%를 넘어 지역의 농업인구 고령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고령 조합원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우리 농업인구의 고령화 문제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고령화에 맞는 농업환경 개선은 물론, 귀농·귀촌 유치, 여성·청년 농업인 육성 등 젊은 농업 인력을 수혈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농업의 신성장 동력 확충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우수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육성의 주요성은 농산물 시장 개방이 논의되던 지난 1980년대부터 강조돼 왔다.
관련 사업은 후계 농업경영인 육성사업과 전업농 육성사업, 법인 경영체 육성사업, 신지식 농업인 육성사업, 선도농업경영체 육성사업, 농촌건강장수마을 육성사업, 농촌생활개선사업, 농촌체험 명품화 육성사업, 농촌관광서비스 유형별 농가육성사업, 농촌교육농장 육성 시범사업, 마을기업 육성사업 등으로, 지역별로도 무척 다양하다.
그러나 농업인력 육성에 대한 접근은 그 동안 개별 경영체 중심으로 이뤄져 그 성과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 농업생산성 차이는 개별농가의 기술력 수준 뿐 아니라 농업 전후방 시스템의 경쟁력에서 오기 때문에 농산업 전후방의 전문화된 교육·연구·기술지원을 토대로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농산물의 전문화된 가공·유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업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산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전문화된 농업인의 소득창출 방안과 지원 사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올 쌀 생산 과잉 등으로 가격하락이 우려됨에 따라 일부 정치권에서는 쌀 생산 면적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이 오는 2090년대 40%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이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 중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근거한 벼의 생산영향평가 결과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환경이 크게 악영향을 받아 작물·작형·재배기술 뿐 아니라 작물의 주산지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위한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천하의 근본인 농(農者)를 지키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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