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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57] 새정권은 박근혜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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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57] 새정권은 박근혜를 기억하라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7.05.1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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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다름 아니라 ‘박근혜를 기억하라’는 것이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박근혜 사진을 걸어 놓고 틈나는 대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새 정권에게 박근혜보다 훌륭한 스승은 있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부의 새 정권이 태어났다. 새로 태어난 정권과 함께 국민들의 ‘나의 시절’은 또 그렇게 끝났다. 벚꽃 피는 봄날같이 짧은 나의 날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나는 갑에서 을이 되었고, 그들은 을에서 갑이 되었다. 새로 탄생한 정권에 나의 티끌 같은 한 표를 주었던, 주지 않았던 간에 이제는 상관없는 일이다. 축제였던 대통령선거가 끝나면서 이제 축제는 우리가 아닌 그들의 잔치가 될 것이다.

그들은 우리를 보고 인사는 커녕 미소조차 짓지 않을 테다. 대신 근엄한 표정의 얼굴로 그들이 얼마나 잘났고 또 애국적 헌신을 하고 있는가를 내보이고자 할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본론에 앞서 미리 말하지만 그들의 잔치에 재 뿌릴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오히려 축하하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축제 뒤 끝의 가치 없어진 나를 위해서라도. ‘늘 그래왔다’고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문재인 정부의 새정권은 예전과는 달라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실패한 대통령은 안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잔치판을 시작한 그들에게 축하와 함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다름 아니라 ‘박근혜를 기억하라’는 것이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박근혜 사진을 걸어 놓고 틈나는 대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새 정권에게 박근혜보다 훌륭한 스승은 있을 수 없다. 새 정권 성패의 답은 박근혜에게 있다. 박근혜가 하던 잔치와는 모든 것이 다른, 어쩌면 반대의 잔치를 벌이면 성공한 정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를 통치함에 있어서는 국내적인 것과 국외적인 것이 있을 수 있다. 이 가운데서도 국내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국외적 문제야 그 어떤 파고가 높게 몰아치더라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된다.

현안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파장만 해도 그렇다. 북한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 불바다’라고 겁박하더니 이제는 핵무기를 만들었다며 ‘미국 불바다’라고 엄포를 무한정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놓고 미국은 평양을 폭격할 것 같은 자세를 취하면서도 우리에 대한 고려는 언급조차 않고 있다. 한국이 전쟁의 화마에 휘말려도 미국만 괜찮으면 된다는 듯한 모양새다. 여기에 중국은 미국의 사드배치를 놓고 정작 미국에는 아무런 말도 못하면서 애먼 롯데그룹을 못살게 굴더니 관광금지의 보복조치를 노골화했다. 일본은 마치 이를 즐기는 듯한 태도로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몸만 어른인 주변국들의 어린애 같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우리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곧바로 이어진 대통령 선거 정국의 탓도 있겠지만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론이 분열된 탓이다.

새 정권이 선거용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화합에 힘써야 할 이유다. 박근혜는 철저하게 피아를 구분하여 국민들을 우롱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자신의 정권에 비판적인 예술인들을 차별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인사들만 우대했다. ‘우리가 남이가’라고 외치며 지역감정을 외쳤던 공직자를 비서실장에 앉히는가 하면 어버이연합을 앞세워 국가예산으로 관제데모를 사주했다.

그런가 하면 사이비 무속인의 딸에게 국정운영을 맡겨 놓고 자신은 세월호가 침몰하여 국민들이 죽어갈 때도 머리손질을 했다. 기업인들을 불러 모아 뒷거래를 하고 탄핵정국 때는 수 십 번 말을 바꾸며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무속인의 딸 이외에는 아무도 만나려하지 않고 듣지도 않으려 했다는데 있다.

대통령은 무능하면 유능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의 머리를 빌려야 하고, 유능하면 독선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변의 말을 들어야 한다. 골방에 틀어박혀 혼자 밥 먹는 대통령은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다.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국민들을 출신이나 성별에 따라 편가르거나 차별하지 말 것이며 국민이 힘들고 어려울 때 대통령이 앞장서라는 것이다. 둘째는 돈으로 정권연장을 위한 추한 뒷거래를 하지 말 것이며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혼자 밥 먹지 말고 귀를 열어 주변의 이야기를 자주 들으라는 것이다. 누군가 대통령에게 말을 하기 위해서는 수 십 번 생각하고 또 생각한 다음에 말을 꺼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고자 한다. 곧 장관 청문회가 잇따르겠지만 국가 고위직 공직자의 부정과 부패 경력을 능력이 있다는 거짓말로 호도하지 말라는 것이다. 병역 회피자, 부동산투기꾼, 논문 표절자, 위장 전입자 등이 국가 고위직에 앉아 거드름 피우는 모습은 정말이지 역겹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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