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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해충의 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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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해충의 침입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17.08.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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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 부국장>

요즘 지구촌에서 15분마다 생물종이 하나씩 영원히 사라질 정도로 생물다양성 감소가 기후변화와 함께 가장 심각한 지구환경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구 생태계에서 생물종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외래종 해충 침입과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남획과 환경오염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상고온과 맞물리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외래침입 해충은 생태계 교란의 중요한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외국이 원산지면서 국내로 우연히 또는 인위적으로 유입된 ‘침입해충’은 본래 서식하는 지역에서는 이미 생태계의 천적, 병원균, 환경 등 여러 요인들과의 관계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 밀도가 안정화 돼 있다.
 
그러나 새로 침입한 지역에서는 천적 등의 영향에서 자유롭고, 먹이가 되는 생물, 특히 식물들이 새로운 침입해충에 대해 방어능력이 없거나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침입해충은 새로운 서식처에서 급속도로 확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나라 주요 산림해충은 대부분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외래종으로, 이들이 급증하는 이유는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로, 국가 간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수입 농산물 등으로 인한 해충의 유입 가능성을 증대시켰다는 점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경제적 요인과 탄소배출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는 변온동물인 해충의 활동을 더욱 자극하고, 사회 경제적 세계화에 따른 국내 침입은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아까시잎혹파리, 2006년 꽃매미, 2009년 미국선녀벌레가 산림에 침입, 솔잎혹파리와 솔껍질깍지벌레, 미국흰불나방, 소나무재선충병의 병원체인 소나무재선충 등의 또 다른 침입해충들과 함께 우리 고유의 자연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2016년까지 국내 유입된 병해충은 89종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기후변화와 세계화로 인한 외래해충들이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하던 멸강나방애벌래와 미국선녀벌레 등 외래 해충들이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 임야와 농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북미가 원산지인 미국선녀벌레는 지난 2009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12년에는 충남과 충북을 중심으로 발생한 뒤 최근에는 경기도 등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미국선녀벌레의 경우 4월부터 약충 형태로 발생, 왁스물질과 같은 단맛을 내는 액체를 분비해 잎과 가지, 열매 등에 달라붙음으로써 꽃매미와 마찬가지로 약충과 성충이 모두 식물의 즙액을 빨아 먹어 그을음병 등이 발생, 생육부진과 과실의 상품성을 떨어뜨려 농작물 피해를 유발시킨다.
 
가뭄으로 부화가 늦어지다가 최근 비가 온 뒤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 배와 사과, 감, 대추, 포도, 블루베리나무 등 과수는 물론, 고추와 콩, 옥수수, 들깨, 해바라기 등 대부분의 밭작물 뿐 아니라 원예작물과 인삼 등 약용작물에까지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다.
 
기존의 해충과 달리 미국선녀벌레는 나뭇가지나 농작물의 줄기를 갉아내 심층부에 알을 낳은 뒤 왁스와 같은 물질을 도포, 약제 살포에도 완전방제가 어렵고, 겨우 방제에 성공해도 인근 야산이나 공원 등에서 부화하는 개체들이 지속적으로 유입, 다시 피해를 주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에서 날아온 멸강나방 유충들이 지난달 말부터 빠른 속도로 확산, 더욱 많은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멸강나방은 ‘강토를 멸망시켰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초식성인 멸강나방은 지표면에 숨어 있다가 밤에만 출몰, 벼와 보리, 밀, 옥수수, 귀리 등 볏과식물과 콩과식물의 잎과 줄기, 이삭까지 무차별적으로 먹어치우고 있어 농가 피해를 더욱 가중시키로 있다.
 
외래해충 삼총사로 알려진 꽃매미와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에 이어 올해는 멸강나방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임야 및 농지 황폐화 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박재홍 영남대 교수의 분석 결과, 미국선녀벌레와 꽃매미, 감자걀쭉병, 화상병 등 4가지 병해충 발생 시 경제적 피해는 연 1284억 원에서 6807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막대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경기 화성, 양주, 용인, 김포, 평택을 비록, 경남·북, 충남·북, 강원, 제주 등 전국의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긴급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태다.

화성시의 경우 꽃매미와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등 돌발적으로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는 외래해충 방제를 위해 지난 6월 농지와 임야 1078ha에 대해 시가 직접 1차 방제를 실시한 뒤 7월 말부터 약제를 지역 농가에 배포, 2차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양주시도 예비비 6600만 원을 긴급 투입,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긴급방제기간으로 정해 이들 외래해충에 대한 협업방제에 나서고 있다. 단기적인 방제책이다.
 
최근 3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고위험 외래해충이 농가를 초토화 시키고 있다. 국내 유입 사전 차단을 위한 철저한 검역과 함께 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종합 방제정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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