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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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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의 비애
  • 최승필기자 지방부 부국장
  • 승인 2017.09.17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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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기자 지방부 부국장

1인가구는 혼자서 살림하는 가구로, 1인이 독립적으로 취사 및 취침 등의 생계를 유지하는 가구를 말한다. 요즘은 ‘혼족’이라고도 불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1인 가구 비중은 1980년 전국 총 796만 가구 중 4.81%인 38만 가구에서 1985년 957만 가구 중 66만(6.91%) 가구, 1990년 1135만 가구 중 102만(8.99%) 가구, 1995년은 1295만 가구 중 164만(12.67%) 가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2000년에는 전국 총 1431만 가구 중 222만(15.54%) 가구, 2005년 1588만 가구 중 317만(19.96%) 가구, 2010년 1733만 가구 중 414만(23.89%) 가구, 2015년에는 1911가구 중 520만(27.23%) 가구로 변함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오는 2025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무려 30%, 2045년에는 36.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1인 가구 비율은 1970년도 17.1%에서 2010년 26.7%로, 40여 년간 약 10%포인트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35년 만에 무려 22.42%포인트가 상승, 그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지난 2000년과 2015년의 연령별 1인 가구 수를 비교해 보면 20대는 2000년 56만 호에서 2015년 95만 호로, 30대는 42만 호에서 95만 호로, 40대는 30만 호에서 85만 호로, 50대는 25만 호에서 88만 호로, 60대는 71만 호에서 158만 호로 증가하는 등 40대와 50대의 1인 가구 수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서울과 경기 지역의 1인 가구 비중이 각각 21.4%, 19.7%로 다른 지역 대비 압도적으로 높으며,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부산과 경남이 각각 7%, 6.7%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처럼 1인 가구의 증가 추세 배경에는 결혼 연령의 상승과 포기, 중장년층의 이혼율의 증가 및 기러기 가족,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홀몸노인 증가, 가족해체 등에 의한 비자발적 독신층 증가, 경제위기 등의 전반적인 사회적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1인 가구 비중의 증가는 주택, 식품, 가전 시장 등 의식주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및 도시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도시형 생활주택 개념을 도입했고, 오피스텔 및 고시원을 준주택으로 지정, 소형주택 건축기준 및 부대시설 설치 기준을 완화했다.
 
또, 식품시장에서는 대형마트 및 편의점 등 식품시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대체식품(HMR : Home Meal Replacement)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1인 외식이 보편화되는 소비시대와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을 넘어 혼자 술을 마시며 나홀로 외식을 증기는 ‘나홀로 열풍’도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배달 앱 등의 발달로 인해 1인 가구에서 나만의 레스토랑을 즐기는 등 개인 취향에 따라 다양한 포장외식을 소비하는 ‘반(半)외식의 다양화’ 현상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1인가구의 증가로 가전시장에서는 1인용 전기밥솥 등 작은 규모의 냉장고와 세탁기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거나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개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소비성향으로 변화하면서 가전을 구매하기보다 빌려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1인가구가 ‘구매’하는 대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대여’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렌탈시장은 지난 2006년 3조원 규모에서 2016년 25조9000억 원 까지 급성장 한 가운데 오는 2020년에는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1인가구의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중장년층(40~64세)의 자가 소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주거 형태도 매우 불안정할 뿐 아니라 비정규직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 VII :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경기도 1인가구의 비율은 2000년과 비교해 10%상승한 23%며, 2000년 약 34만 명에서 2015년에는 103만 명으로 70만 명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장년층이 약46만 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청년층(20~39세)은 37만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인가구의 자가소유 비중은 37.7%로, 다인가구 세대주의 59.4%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중장년층 1인 가구(42.1%)는 같은 세대 다인가구 세대주(66.2%)에 비하여 자가소유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또, 도내 반전·월세, 무상의 주거 형태는 주로 1인 가구 중심으로 분포돼 있으며, 1인가구의 반전·월세 비중은 25.7%로, 다인가구 세대주의 4.6%에 비해 매우 높아 주거 불안정으로 인한 월 소득에서 주거비 지출 비중이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청년층은 안정적인 수입원 확보로 인해 원가족에서 독립, 상대적으로 정규직의 비중이 높지만 중장년 1인가구는 비정규직 비율이 57.8%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는 실업·질병과 같은 사회적 위험에 노출 시 다른 가구 형태에 비해 가족과 친척으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이 낮고, 특히, 중장년 1인가구는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 고용불안정성이 높지만 정책 지원범위에서는 배제되는 경향이 있어 사회경제적 특성을 파악,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경기연구원은 지적하고 있다.
 
이제는 1인가구를 소수의 구성원이 아닌 하나의 가구형태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대비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향후 1인가구 증가 등 가족형태의 다양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가족 위주의 사회보장제도를 가족 중심이 아닌 개인 중심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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