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뷰티한류의 주역 뷰티산업
상태바
뷰티한류의 주역 뷰티산업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17.11.26 1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승필 지방부국장

인간이 얼굴을 곱게 꾸미기 위한 최초의 화장품(化粧品)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지금까지 나온 가장 오래된 ‘증거’는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Murcia) 지방에서 발견된 조개껍데기라고 한다.

조앙 질량(Joao Zilhao)교수가 이끈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이 지난 2010년 무르시아 유적지에서 발굴한 조개껍데기에서 화장품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화장을 했다는 최초의 증거”라며 네안데르탈인들이 조개껍데기에 화장용 색소를 담아주기도 하고 화장도구로도 사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네안데르탈인이 화장을 했다는 것은 그들의 높은 사고능력 수준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화장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7500년 전 이집트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이집트 고대 무덤에서 발굴된 벽화에는 눈 주위를 검은색이나 짙은 녹색으로 칠해 눈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었던 화장을 짙게 한 남녀의 모습이 등장한다. 화장의 재료는 적갈색 황토인 레드 오커 등이었다. 당시 눈 화장은 치장은 물론, 신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는 믿음의 행위로도 여겨졌다고 한다.

본격적인 미의 도구로 사용된 것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7세(BC 69~BC 30) 때부터였다. 클레오파트라를 최고의 미녀로 만든 것은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알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화장술’이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는 화장이 부의 상징으로, 피부를 하얗게 하는 화장을 즐겼다고 한다. 하얀 피부는 밖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의 상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로마인들도 귀족들 사이에서 누가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미는지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로마의 귀족 여성들은 노예의 도움을 받아 몇 시간씩 화장을 하고 몸을 치장했으며, 얼굴 화장뿐 아니라 손톱에 매니큐어까지 발랐고 머리 장식도 화려하게 꾸몄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화장을 했으며, 특히, 손톱 화장의 경우 계급의 구분을 위해 귀족들은 금색과 은색으로 손톱을 칠했고, 후에는 검은색과 붉은색을 즐겨 칠했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의 경우 예로부터 흰색을 귀하게 여겼다. 희고 윤기 있는 피부는 고귀한 신분을 상징했기 때문에 남성·여성도 모두 백옥 같은 피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양 볼에 동그랗게 연지를 바른 여성들을 볼 수 있으며, 백제는 피부 표현을 하얗고 연하게 하는 화장이 발달했으며, 신라에서는 ‘색깔 있는’ 화려한 화장이 인기였다고 한다.

특히, 신라에서는 화랑(花郞)들을 지식과 무예를 두루 갖춘 미소년들을 위주로 선발하면서 얼굴에 분을 바르고 구슬로 장식한 모자를 썼다고 한다.

화려한 문화예술이 만개했던 고려시대에는 처음으로 신분에 따라 화장법을 구분, 기생들은 짙은 화장을 즐겨 했고, 신분이 높은 부인들은 자연스럽고 연한 화장을 즐겨 했으며, 이 같은 화장법은 조선시대에 더욱 두드러졌다고 한다. 이 같은 화장에 대한 많은 사례들은 다양한 문헌에서 기록돼 있다.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은 오랜 역사 속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화장 문화의 발전은 화장품의 발전과 맞물려 있을 수 밖에 없다. 조선 말기 명성황후는 러시아제 화장품을 즐겨 썼다고 하고, 1915년에는 ‘박가분(朴家粉)’이라는 화장품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뒤 1918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화장품으로 등록됐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여성들은 서구적인 얼굴로 보이기 위해 입체적인 화장을 선호했고, 90년대 에는 진한 색조화장이 열풍을 보이며, 연예인들이 화장 문화를 주도하면서 현재 ‘K-Beauty’라 불리는 한국의 화장법과 화장품이 새로운 한류상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지난 5월말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전국의 화장품제조업체수는 2001개, 화장품제조판매업체수는 9026개에 이르고 있다.

또, 최근 5년 동안의 자료를 보면 전국의 화장품 제조업과 제조판매업체 연평균증가율은 각각 15.4%, 29.6%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특징은 OEM과 ODM 생산방식으로 인해 제조업체보다 제조판매업체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대부분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뷰티 한류’에 힘입어 뷰티산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뷰티산업 제조업체들이 영세한 환경임에도 불구,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22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뷰티산업 육성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뷰티제조업(화장품) 분야 1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의 57%가 수출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영세한 환경임에도 불구, 수출참여율이 높은 것은 뷰티산업이 수출확대를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응답 업체 중 독자적 연구개발(67%), 산·학·연 연계개발(6%) 등 연구개발 비율이 73%로, 제품개발 주기가 짧은 화장품 시장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 참여업체의 연간 연구개발비가 평균 7700만 원에 불과했고, 92%가 연 매출액이 120억 원 이하인 소기업에 해당할 정도로 화장품 사업체 대다수가 영세한 규모다.

뷰티산업 육성에 필요한 정책으로, 내수시장 판로확대(58%), 수출·해외진출 확대(55%), 제품 개발·인증(36%)등을 꼽았다.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지원시책을 쳐왔음에도 불구, 기술개발과 산업인프라, 지원센터 설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의 정책 분야별로 여전히 다양한 문제점과 애로를 안고 있어 뷰티산업의 성장발전을 위한 정책의 역할이 필요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