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노인 복지서비스의 혁신 수단
상태바
노인 복지서비스의 혁신 수단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18.03.25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승필 지방부국장

지난해 8월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5175만3820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4.02%에 해당하는 725만7288명으로, ‘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국제연합 UN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증 7% 이상 고령화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노인 인구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과 공업·도시지역의 차이는 더욱 커지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17개 중 전남이 65세 이상 비율이 21.4%로, 초고령사회로 벌써 진입했으며, 고령사회는 경북, 전북, 경남, 제주 순이다.
 
전국 226곳의 기초자치단체별 노인 인구는 전남 고흥군이 38.1%, 경북 의성과 군위, 경남 합천이 36% 이상으로, 10명 중 4명 가까이가 노인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에 도달하는 기간은 프랑스가 115년, 미국 73년, 독일 40년, 일본은 24년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17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0%로 상승,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경우 단순히 노인인구 증가 문제 뿐 아니라 생산가능인구가 노인층을 부양하는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66~75세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0.6%)의 4배 수준인 42.7%로 가장 높았으며, 76세 이상은 60.2%로, 역시 회원국 평균(14.4%)을 크게 웃는 등 노후 빈곤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초고령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복지정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최근 경기연구원이 ‘타임뱅크(Time Bank : 시간은행)’가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복지서비스의 혁신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임뱅크 운동’은 영국의 지역화폐로서, 이웃 간 상호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제도로, 지난 1998년 시작됐다.
 
자신이 남을 도운 시간이 타임뱅크에 저장되며, 필요할 때 그 시간만큼 찾아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즉,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장성의 원리를 따르지 않고 비 시장경제 영역에서의 봉사활동을 시간적 가치로 환산, 이를 기록·저장·교환하고, 봉사자와 수혜자의 전통적인 역할 구분에서 벗어나 양자 간 상호 호혜적인 봉사활동을 지향하는 운동이다. 순수 자원봉사와 차별되며, 일방적 봉사가 아닌 ‘Time to give and take’의 개념인 것이다.
 
1시간의 봉사활동을 ‘사랑 고리’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할 수 있는 ‘1 타임달러’로 환산, 모든 노동이 동등하다고 간주하고, 이 같은 가치의 교환을 위해 가상 화폐를 발행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자신의 컴퓨터 사용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1시간 가르쳐 주거나, 집수리, 악기연주 등의 시간이 타임뱅크에 저장되며, 해당 시간동안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은 축적된 타임뱅크의 시간 화폐로 각종 문화공연과 박람회, 전시회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타임뱅크는 사회적 소외계층과 약자에게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책임감을 부여하고, 자신도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속감과 정체성을 갖게 함으로써 사회적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지역화폐를 중심으로, 타임뱅크가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복지재단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사이버 머니로 봉사를 주고받는 ‘e-품앗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또, 구미시는 노인일자리사업과 결합한 타임뱅크 프로그램을 마련, ‘노노케어’ 참가자들이 근무시간 외에 ‘시니어사랑고리’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노노케어를 통해 지원받는 홀몸노인도 사랑고리 활동을 통해 상호봉사가 이뤄지도록 한다.

과거 우리의 원시적인 공동체 조직인 ‘두레’나 개인적 및 소집단적 조직인 ‘품앗이’ 등을 통해 농촌사회의 부족한 일손을 상호 교환하고, 이웃과의 신뢰와 소통을 유지했던 지역공동체 문화가 이와 같은 사례일 듯싶다.

경기연구원은 ‘타임뱅크를 활용한 복지서비스의 혁신’ 보고서를 통해 타임뱅크는 지역공동체 내 비시장적 교환의 자발적인 선순환 창출에 기여, 정부의 재정부담 완화와 지속가능한 공동체복지의 실현을 위한 효과적 수단이 될 것이라 밝혔다.

정부의 공공복지 지출 부담 완화와 복지사각지대 제거를 위해 복지공동체의 실현을 도모해야 하고, 타임뱅크는 시장경제의 보완과 지속가능한 복지공동체의 구축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타임뱅크가 확산되고 있다.
 
연구원은 타임뱅크 확대를 위해 지역특화형 타임뱅크 설립 지원과 연계 플랫폼 구축, 참여소득 정책과 연계한 타임뱅크 제도 도입, 타임뱅크의 안정적인 운영 및 활성화를 위한 재정 지원 등을 제안했다.

시장경제가 무너뜨린 가정과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사회적 대가정을 이루기 위해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민간-공공부문 협력의 타임뱅크 설립 지원 및 이와 관련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