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세상읽기 22] 신당과 호남의 억류 해제
상태바
[세상읽기 22] 신당과 호남의 억류 해제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5.12.23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호남지역의 관심사는 누가 앞으로 새정치연합을 탈당할 것인가 하는데 있지 않다. 누가 새정치연합에 남을 것인가가 호남지역의 관심사다.-

안철수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 21일 신당창당을 선언했다. 총선을 불과 4개월도 남겨두지 않는 시점이다.

안철수 의원은 창당선언을 하면서 “혁신을 거부한 세력과의 통합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새정치연합과 연대는 없다는 단호한 뜻이다.

이로써 내년 총선은 일여다야(一與多野)로 치러질 것이 확실해졌다. 벌써부터 다야로 치러지는 선거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 프리즘을 통과하는 빛처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야권의 선거 필패라고 보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여당이 불리하다는 계산법도 나온다. 전자는 야권 표의 분산에 따른 셈법이고 후자는 신당창당이 여권의 중도층을 흡수할 것이라는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들고 있다.

야권이 필패로 귀결되든, 아니면 승리로 귀결되든 일단 주사위는 던져졌다. 던져진 주사위는 호남을 바라보고 있다. 호남의 민심이 관건인 셈이다.

호남의 민심은 점차 안철수 신당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 갤럽이 지난 18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호남지역에서 안 의원의 지지도는 48%이나 문 대표는 27%에 불과하다. 굳이 여론조사 발표가 아니어도 안 의원의 신당으로 쏠리는 지역의 관심사는 증폭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열광적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안 의원의 신당이 점차 뜨고 있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지고 있다는 비유가 적절하다.

지난 17일 전남의 황주홍의원과 전북의 유성엽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 안 의원의 신당에 합류한데 이어 지난 20일 광주의 김동철의원, 23일에는 임내현의원이 탈당했다. 권은희, 박혜자, 장병완 의원도 금명간 새정치연합을 탈당, 안 의원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새정치연합에서 뛰쳐나와 안 의원의 신당에 합류할 국회의원은 시간의 흐름에 비례하여 더 늘어날 것이고 가속화 될 것이 분명하다.

지역의 관심사는 누가 앞으로 새정치연합을 탈당할 것인가 하는데 있지 않다. 누가 새정치연합에 남을 것인가가 지역의 관심사다. 이는 문재인 대표의 새정치연합에 대한 고민의 단계를 이미 지났다는 이야기다.

아직 남아 있는 국회의원들이 더 많은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정치도 강물처럼 흐름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이 흐름은 적어도 호남에서만은 문 쪽에서 안 쪽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국회의원들도 지금쯤 탈당을 위한 명분 찾기의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야권의 근본인 호남이 새정치민주연합에 경고음을 보낸 것은 사실상 오래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러한 요구를 일상화된 정치의 한 틀로 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지난 4.29 총선 당시 광주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당선되고 순천.곡성지역구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후보가 당선된 것은 어찌보면 새정치연합의 이러한 안일함에 대한 분노의 표시였다. 모두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부착된 그 표시를 새정치연합만 보지 못했을 뿐이다. 오늘의 민심 흐름은 이러한 무신경에서 비롯된 것이고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새정치연합을 보는 싸늘한 호남의 시선이다.

이러한 호남의 민심은 수도권의 호남 출신 유권자의 표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전통적으로 5% 이내의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수도권의 판세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안 의원의 신당이 호남민심에 부합하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흔히 말하듯이 새정치연합의 행태에 진저리가 나서 안 의원의 신당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의 신당이 좋아서 환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지금은 안 의원의 신당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아니다 싶을 경우 언제라도 민심은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또 하나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강요된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를 호남 민심은 반기고 있다. 안철수 의원으로 인해서 호남은 억류에서 풀려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정치연합과 안 의원의 신당이 경쟁함으로써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정치불신이 희석되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하는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호남은 기대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