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세상읽기 23] 다시 희망앞에 서서
상태바
[세상읽기 23] 다시 희망앞에 서서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6.01.03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새해에는 저마다의 가냘프고 소박한 꿈들이 섧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2016년 새 아침에 바라는 희망이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 아침이 밝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을 주고 받는다. 한 해의 첫 날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겠다는 다짐들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저마다 새해의 희망을 가슴에 품는다.

어떤 이는 ‘건강’을 손꼽을 것이고, 어떤 이는 가정의 화목을 꿈꿀 것이다. 어떤 이는 회사의 발전을 희망하고 어떤 이는 직장의 정규직 전환을 기대할 것이다.
이력서 쓰느라 한숨만 차오르는 젊은이들은 북새통속의 아침 출근길이 희망일 테고, 정년퇴직한 60대 초반의 아버지는 일용직 일터가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말의 완결일 테다.

가냘프고 소박한 꿈들이 섧다. 무슨 대통령을 꿈꾸는 것도 아니고, 로또 당첨을 바라는 것도 아니어서 섧다. 그 꿈들이 가당치도 않는 현실이 더욱 섧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라’ 했는데 새우잠을 자고 새우꿈을 꾸는 현실이 서러운 것이다.
새해에는 저마다의 가냘프고 소박한 꿈들이 섧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2016년 새 아침에 바라는 희망이다. 그러나 안팎의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긍정적으로 표현해도 녹록치 않다.

첫째는 경제상황의 불안이다. 국책연구소는 물론 해외 연구기관에서는 새해의 국내외 경제상황이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을 경쟁하듯이 내 놓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한다.
당장 걱정스러운 것이 서민생활이다.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에 국민의 삶은 송두리째 저당 잡혀있다. 계층간 갈등과 양극화는 우리사회의 시한폭탄이 되어 달리고 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한 젊은이들의 분노는 이미 우리사회의 갈등 한계의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공생의 길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자조적 언어로 유행했던 ‘헬 조선’은 병신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유행어가 될 것이라는데 우리의 우울함이 있다.

둘째는 격동의 정치상황이다. 올해는 4.13총선이 치러지는 해이다. 이번 총선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실시돼 여야간 격돌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여당은 ‘친박’과 ‘진박’, ‘비박’으로 나뉘어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대권과 연계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야당대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쪼개져 야권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야권의 대선후보 티켓을 거머쥐려는 안철수와 문재인의 다툼은 총선과정을 통해 정점에 달하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나라는 여야가 엉켜 총체적인 정치적 격동에 휘말릴 테고 이는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국가의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친박’ ‘진박’ ‘비박’ ‘친노’ ‘비노’가 상징하듯 오늘의 한국정치가 갖고 있는 후진성이 한꺼번에 노출되면서 정치에 의한 국가파행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셋째는 우리나라를 둘러쌓고 있는 국제질서의 혼란이다.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이들 사이에 끼어있는 우리의 입지는 더욱 협소해질 전망이다. 피해갈 수 없는 지정학적 운명이다. 더구나 IS의 무차별적 테러로 세계 각국의 정치상황이 보수화되면서 국가간 크고 작은 마찰과 충돌은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다.
국제질서의 혼란은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에게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경제적 측면의 중국 의존도와 안보 측면의 미국 의존도의 해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밖에 북한의 변수도 빼놓을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새해 첫날 아침에 꿈꾸기를 포기할 수 없다. 희망을 노래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늘 도전에 맞서 응전해왔고 살아남아 세계적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껏 여건이 좋아서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려운 여건이었기에 허리띠를 졸라맸고 결국은 성공의 신화를 쓸 수 있었다. 2016년은 대한민국이 격변속에서 대도약의 기회를 찾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 한해 이 땅의 지도층이 먼저 변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먼저 청렴하고, 먼저 헌신하고, 먼저 책임지고, 먼저 자족하는 지도층이 되어 우리가 존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지도층이 변하면 국민들의 꿈은 이뤄진다.
새해에는 지도층을 바라보며 상처 입은 마음들이 위로받기를 소망한다. 숨가쁘게 지난 한 해를 달려온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꿈이 현실이 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