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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코로나19 종식 위한 성숙한 국민의식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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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코로나19 종식 위한 성숙한 국민의식 필요할 때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5.31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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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4월 말까지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한 자릿수로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 지역감염은 제로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서울 이태원 소재 나이트클럽에서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위기와 안정이 반복되고 있으나 감염경로 조차 파악할 수 없는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5월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의 일부 클럽이 이번 수도권 확산세의 진앙지가 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클럽 관련 확진자 수는 260명을 훌쩍 넘었고, 100명을 넘긴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사례의 감염원으로도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물류센터 발 집단감염이 터지기 전까지는 1주일간 대체로 10명대를 유지해 왔다.

5월20일 28명, 21일 10명, 22일 9명, 23일 17명, 24일 14명, 25일 13명, 26일 14명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터지면서 27일 36명, 28일 67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30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39명으로, 나흘 만에 40명 아래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언제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지 모를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지속적인 확산 차단을 위한 집중적인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생활방역 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며, 매일 브리핑을 통해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이 되고 있는 쿠팡 물류센터 관련 첫 확진자는 5월23일 발생한 인천 142번 환자로,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이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인천의 학원 강사로부터 이어진 4차 감염사례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발생하는 연쇄감염은 5차 이상 감염사례로, 4차 감염 이후부터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앞으로도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최근 일부 종교시설과 삼성서울병원 관련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것을 보면, 철저히 대비하면 재유행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철저한 신고와 발굴, 끈질긴 방역당국의 추적조사, 국민들의 방역수칙 준수만이 코로나19를 억제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2주간이 수도권의 감염 확산 여부를 가르는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방역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등 총력전에 들어갔다.

정부는 ‘생활속 거리두기’ 방역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박물관 등 공공부문 등에 대해서는 한시적 운영중단을 통해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물류센터 발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이전처럼 생활방역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의 조치와 더불어 생활방역 철저 준수 등 시민들의 협조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아홉 길의 산을 쌓아올리는데 한 삼태기의 흙을 게을리 하는 바람에 쌓은 공이 한꺼번에 무너진다’는 뜻의 ‘공휴일궤(功虧一)’라는 말이 있다.

이는 중국 상고시대(上古時代)의 정치를 기록한 유교경전인 ‘서경(書經)’ 여오편(旅獒篇)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 주왕(紂王)을 무찌르고, 새 왕조를 열었는데 여(旅)라는 오랑캐 나라에서 ‘오(獒)’라는 진기(珍奇)한 개를 선물로 보냈다.

오는 키가 넉 자나 되는 큰 개로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들을 뿐 아니라 사람이나 짐승을 잘 덮친다 해서 무왕이 몹시 기뻐하며 소중히 여기자 동생인 소공(召公) 석(奭)은 무왕이 혹시 그런 진기한 물건에 마음이 끌려 정치를 등한시 하지나 않을까 염려했다고 한다.

소공은 이 같은 염려에서 이를 일깨워 말하길 “슬프다, 임금 된 사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잠시라도 게으름을 피우면 안 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이를 조심하지 않으면 마침내 큰 덕을 해치기에 이르게 된다”고 했다.

“흙을 가져다가 산을 만드는데, 이제 조금만 일을 계속하면 아홉 길 높이에 이르게 되었을 때 이제는 다 되었다 하고 한 삼태기의 흙을 운반하는 데 게을리 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해 온 일이 모두 허사가 된다(구인공휴일궤 九功虧一)”고 지적했다고 한다.

조금만 더 하면 목적을 이룰 수 있는데 잠깐의 방심으로 지금까지 애써왔던 일이 모두 허사가 된다는 말로, 초심을 잃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원에 대해 총력을 다 해 추적하고 있지만 이미 일부는 지역사회로 전파됐거나 지금도 전파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주민들은 불요불급한 외출과 모임, 행사참여 등을 자제해줄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코로나19 완전 종식을 위해 정부와 모든 국민이 기울여 온 그 동안의 노력이 수포(水泡)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성숙한 국민의식이 필요할 때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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