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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내 나이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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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내 나이가 어때서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0.11.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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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의 나이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이 사실상 당선자로 확정되면서 그의 나이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이든은 1942년 11월20일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환산하면 79세이다. 그가 취임하는 2021년이면 80세가 된다.

그는 미국 대통령 역사상 최고령 당선자라는 역사를 썼다. 바이든은 50년 전인 1970년 뉴캐슬지역의 군 의원으로 정치를 처음 시작했다. 이후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델라웨어 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재직하고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제47대 미국 부통령을 지냈다. 말 그대로 50년 동안 지방의원과 상원의원 부통령 등을 지내고 마침내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제45대 대통령을 지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946년 6월14일생이다. 그는 2017년 1월 제45대 미국대통령에 취임했다. 당시 그는 우리나라 나이로 72세의 고령이었다. 올해 76세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에서 활발한 논쟁을 펼치며 의욕을 과시했다.

강력한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1945년생으로 우리나이로 76세이다. 최근 취임한 일본 스가 총리도 1948년생으로 73세이며, 이스라엘 총리 73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76세 등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말레이시아 총리도 74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나라에서 고령의 정치지도자들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향도 있다.

하지만 최근 시니어 정치인들의 전면적인 등장은 개혁과 변화 보다는 안정을 바라는 해당 국가 국민들의 희망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보호무역과 미국우선주의 정책 등에 정면 대응하기 보다는 대립을 피하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이 고령의 정치인들에게 연결됐기 때문이다. 또한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시대흐름도 반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반면 젊은 지도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로 유럽과 백인중심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젊은 지도자의 진출은 사회 각 분야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유럽의 왕국 오스트리아는 지난 2017년 32살의 젊은 지도자를 총리로 선출했으며, 북유럽에 위치한 에스토니아도 1979년생의 지도자를 총리로 선출했다. 벨기에와 아이슬란드 총리는 각각 1975년생이고, 2015년 취임한 캐나다 총리는 당시 47세였다.

유럽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30~40대 지도자들의 총리 진출은 정치 경제 등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으며 실제 각종 지표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트럼프 등장 후 미국 중심의 패권정치에 반기를 들며 새로운 다자동맹을 통한 무역질서 확립과 자국민 보호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국가지도자들이 젊어지면서 입법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원들도 상당수 젊어지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프랑스의 경우 20~30대 국회의원은 무려 146명으로 집계됐으며 우리나라는 겨우 3명에 그쳤다. 의원들의 평균 나이도 독일과 영국 등에서 40대 후반과 50대 초반을 이루는 반면 한국과 일본 등은 50대 중반으로 나타나 유럽과 대조를 보였다.

한국의 현대 정치는 군정과 민정 등을 두고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보통 60세를 은퇴의 나이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군부가 오랫동안 집권하면서 나타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박정희(44세) 전두환(49세) 노태우(56세)로 이어진 군사정권에서는 모두가 40~50대의 나이에 대통령에 취임해 비교적 젊은 축에 속했다.

그러나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고 민간정부가 들어선 김영삼(66) 김대중(74) 두 전직 대통령의 취임 시기는 모두 60~70대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이어진 시기였다. 민간정부가 탄생한 이후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당시 나이는 모두 50~60대로 나타나 비교적 적절한 경륜을 가진 층이라고 볼 수 있다.

지도자들의 나이는 해당 국민들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되고 있다.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있는 이념의 특성상 변화로 대변되는 진보 정치인은 젊은 지도자에 가깝고, 안정 속 개혁으로 대변되는 정치인은 고령의 지도자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에 따라 진보 보수로 나누는 경향은 절대적이지 않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 각각의 내부 개혁과 변화의 속도를 비교했을 때도 지도자들의 나이와 무관하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우리나라도 차기 지도자들의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도를 받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가 그만큼 안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젊은 지도자들의 속속 등장은 정치지형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어 이들의 활동이 주목된다.

‘인생은 60부터, 청춘은 70부터’라는 말이 있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은 시니어들의 전면적인 등장은 세계 질서를 또 어떻게 재편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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