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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헌혈, 코로나19 극복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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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헌혈, 코로나19 극복하는 길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1.01.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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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단 모임 금지가 일상화 한 가운데 저출산 및 고령화 등 사회 충격 현상이 겹치면서 요즘 우리나라 혈액 보유량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자정 기준 혈액 보유량은 적정 혈액 보유량 5일분의 60%를 밑도는 2.8일분까지 감소하면서 응급 환자들의 수혈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혈액 적정 보유량인 5일분을 유지하고 위해서는 매일 5600명 이상의 헌혈이 필요한데 4400명 수준에 불과, 매일 1200명 이상의 헌혈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보유량 3일분 미만인 경우 ‘주의’ 단계로, 이 단계가 지속되면 의료기관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혈액공급이 불가능해져 긴급한 경우 외에는 대처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재난·대형사고 등 국가위기 상황 발생 시 심각한 혈액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혈액관리본부는 혈액수급 안정화를 위해 국회와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에 협조방안 및 홍보대책 등을 전달하고, 정부, 공공기관, 군부대 등의 적극적인 단체헌혈 참여를 요청했다.

또, 헌혈자 대상 동참 호소 문자 발송, 다양한 헌혈참여 이벤트,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통한 혈액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혈액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대한적십자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국민헌혈률 및 헌혈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5년 308만 명이었던 헌혈자가 매년 지속적 감소해 2019년에는 279만 명만이 헌혈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헌혈 건수는 2019년에 비해 18만(6.8%)여 건이 감소했고, 그 중 혈액 수급의 핵심인 전혈이 13만여 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헌혈참여 현황도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총 770여개 단체 약 4만6000여 명이 헌혈참여를 취소하는 등 단체헌혈이 무려 21만건(23.8%)이나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의료기관 수술이 감소하면서 의료기관 혈액공급 실적도 전국 기준 5.2% 감했다고 한다.

이밖에 저출산고령화로 현혈자 감소 및 수혈자 증가 등이 예상되면서 미래 혈액수급에 대한 불안전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년층의 헌혈문화 확산돼야 하지만 지난해 기준 10~20대가 전체 헌혈에 65%를 차지할 정도로 10~20대에 편중돼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가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해 추진 중인 ‘헌혈공가’의 실제 이용률이 11.5%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혈액 수급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헌혈공가는 헌혈 관리법에 따라 헌혈에 참가할 경우 그 시간만큼 휴가를 인정해 주는 제도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법무부가 헌혈공가 부여 가능 여부에 대한 발표를 통해 “공공기관의 장은 해당 공공기관의 취업규칙 등에 헌혈 참가에 따른 공가 규정이 있어야만 공가로 승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공공기관 자체 규정이 없어도 헌혈공가 부여가 가능하다는 법령해석을 발표했다.

즉, 공공기관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준해 휴가제도를 운영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은 헌혈에 참가할 때에는 이에 직접 필요한 기간을 공가로 승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별도의 취업규칙 등에 헌혈 공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돼 있지 않아도 이를 인정해야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2018~2022년 국가 혈액사업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공기업과 공공기관 근로자들의 헌혈 공가제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등 361개소 중 112개소(31%)만이 헌혈공가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헌혈공가 사용률은 11.5%에 불과하고, 적십자사 46개 본사, 지사, 혈액원, 병원 중 8개 기관의 헌혈공가 실적은 0건을 기록할 정도로 헌혈 관련 주관기관조차 헌혈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는 공공부문의 헌혈공가 제도의 실효성 있는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헌혈공가 사용실적을 반영, 공무원들의 헌혈을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한적십자사가 코로나19의 위기 속에 헌혈 동참 호소 재난문자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 결과 2.7일분 까지 하락했던 혈액 보유량을 지난 1일 적정분을 조금 넘어선 5.1일분까지 증가한 뒤 4일분 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혈액원은 코로나19 종식 전까지 헌혈 감소 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안심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경기 오산시는 지난 7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시청사 정문 앞 헌혈버스에서 공직자와 시민 등이 동참한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생명 존중과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오산시는 지난 한 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혈액 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공직자들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헌혈’이라는 생명나눔 실천에 더 많은 공직자와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했다.

‘헌혈’은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행위이자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최선의 길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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