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축제가 취소된 지역이 많지만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요 관광지 등에는 바람을 쐬러 나온 인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봄이 왔다고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최근 3년 동안 전국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중 무려 69.4%가 졸음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봄철에 졸음운전 사고가 집중되는 만큼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봄이 되면 춘곤증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춘곤증은 야외 활동량 증가와 생활방식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등 몸이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이다. 춘곤증이 오면 운전자에게 특히 취약한 졸음, 집중력 저하, 현기증, 눈의 피로 등의 나타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봄철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 원인 1위는 ‘졸음 및 주시 태만’으로 약 60%를 차지하였다고 한다.
차량이 시속 100km로 주행할 경우 1초에 약 28m를 이동하며, 4초만 졸아도 100m 이상 주행하기 때문에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했더라도 앞차를 추돌하게 된다. 졸음 및 주시 태만은 운전자가 돌발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차량의 제동 없이 곧바로 충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이런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창문을 자주 열어 내부 환기를 해야 한다. 창문을 닫은 상태로 오래 있으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졸음을 유발하게 되기 때문이다. ▲동승자와 간단한 대화를 하거나, 껌이나 견과류 등 가벼운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고정적인 자세로 장시간 운전을 하면 집중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턱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간식을 통하여 계속된 자극을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고속도로 운행 시 졸음이 온다면 휴게소나 졸음쉼터 등 안전한 곳에서 쉬어가야 한다.
1~2시간 운전 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 및 휴식 등 잠시 쉬어가야 한다. 그리고 도로관리청에서도 졸음운전 근절을 위해 노면 홈파기나 요철 포장, 돌출 차선, 터널 내 음성 경고 등 시설물을 적극적으로 설치하였으면 한다.
피곤함과 졸음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황 속에서도 조금 더 빨리 가기 위해 졸음을 참고 운전하는 운전자들 때문에 즐거운 봄나들이에 나선 다른 운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졸음운전의 예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봄철 졸음운전은 음주운전보다 더욱 위험하다. 졸음운전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잠시 쉬어가기 등 예방수칙을 실천하여 안전하고 즐거운 봄나들이가 되었으면 한다.
[전국매일신문 독자투고] 박왕교 강원 삼척경찰서 경비교통과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