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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농업도 기후변화에 대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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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농업도 기후변화에 대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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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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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푸르름이 번져가는 봄이다. 농민들이 농사를 시작하는 때 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새봄에 대한 기대보다는 따뜻해야 할 때 춥거나 추워야 할 때 따뜻한 이상기상 등을 걱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청명한 하늘, 삼한사온이라는 용어 대신 미세먼지 나쁨, 아열대화라는 말이 더 익숙해졌다.

산업혁명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면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280ppm에서 410ppm으로 높아졌다. 이로 인한 전 세계의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할 때 무려 1℃가 상승했다. 이런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빈번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동아프리카의 ‘메뚜기떼’, 시베리아의 ‘고온현상과 산불’, 인도양의 ‘사이클론’, 미국에서는 체감온도 영하 40℃에 이르는 ‘살인한파’, 반대편 호주에서는 영상 46℃에 이르는 ‘사상최악의 폭염’등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지난 30년간 1.2℃가 상승하면서 폭염일수와 강수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는 기상관측 이래 최장의 폭염, 이례적으로 긴 장마와 가을 태풍을 경험했다. 올해 1월의 한파와 폭설은 가히 기록적이었다.

기후변화는 우리 삶의 여러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영향을 준다. 자연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식량이 부족하여 당장 다른 나라로 먹을거리를 찾아 이동하는 기후난민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데 있다. 기후변화는 필연적으로 식량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에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먼저 가축의 소화 및 분뇨, 벼 재배, 농경지토양 등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저탄소 디지털농업’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스마트정밀농업, 디지털순환농업, 분뇨자원화 및 에너지화, 농업용시설의 온실가스 감축, 저탄소농업기술개발 등 정책지원이 우선돼야한다. 관행영농법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영농법을 실행하는 농가에겐 선택형 공익직불제와 연계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도 이행돼야한다.

둘째,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업’ 육성을 통해 환경과 생태를 보호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해야한다. 광역 친환경농산물 생산단지 조성과 철저한 인증제 운영으로 소비자신뢰를 얻고 친환경실천농가에 유기농자재, 유기질비료, 토양개량제등을 지원해야 한다. 이에 대한 농업인 교육도 실시해야한다.

셋째,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사전에 막고 지속 안정생산을 위해 ICT 융합기술을 활용한 ‘농장 맞춤형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야겠다. 정부기관과 대학에 분산되어 있는 농산물생산, 기상, 환경, 토양 등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농업기후 빅데이터 분석 연구를 강화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비해야한다. 갑작스런 자연재해에도 농업인이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농작물 재해보험’보장범위를 넓히고, 재해피해 저감시설의 확충․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새로운 기후환경변화에 적합한 저항성 품종의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영농방법 도입과 그린바이오산업화 기반을 마련해야한다. 또한 지구온난화에 따라 새로이 재배하는 아열대 작목에 대한 적응성, 재배기술, 경제성, 판로, 수입과일과 경쟁관계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타당성 있는 작목을 선택하고 발전시켜야할 것이다.

스위스다보스 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2019’보고서는 가장 큰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기상이변,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실패, 대규모 자연재해 등에 주목했다. 미래는 기후경제시대라는 경고다. 기후경제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식량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면서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새로운 기후스마트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을 실현해야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업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돼야한다. 농업은 식량생산의 보고(寶庫)이며, 인간의 생명을 지켜주는 생명산업으로 재화로 환산할 수 없는 무한 공익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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