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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청년고용 활성화 정책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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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청년고용 활성화 정책 집중해야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1.04.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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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최근 통계청이 발간한 계간지 K0STAT 통계플러스 2021년 봄호의 ‘저(低)혼인 시대, 미혼 남녀 해석하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30대 미혼 남녀의 절반 이상이 부모와 동거하는 일명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 실렸다.

‘캥거루족’은 대학을 졸업한 뒤 자립한 나이가 됐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해도 취직을 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 세대를 일컫는 용어다.

이 같은 상황이 마치 캥거루 새끼가 어미 캥거루의 주머니 품속에 있는 것과 같다는 것에 비유한 말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취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이후 분가(分家)하거나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청년들은 여전히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캥거루족이 되고 만다.

캥거루족은 현재 우리나라 청년들의 실업 사태는 물론, 청년층의 빈약한 경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청년들의 취업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한 뒤 2004년부터 ‘캥거루족’이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신조어가 됐다.

가까운 일본은 물론,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도 ‘프리터(freeter)’와 ‘트윅스터(twixter)’, ‘키퍼스(kippers)’, ‘탕기(tanguy)’, ‘맘모네(mammone)’, ‘부메랑 키즈(boomerang kids)’, ‘네스트호커(Nesthocker)’ 등 비슷한 맥락의 용어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처럼 캥거루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통계청 계간지에 실린 ‘저(低)혼인 시대, 미혼 남녀 해석하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30대 초반(30~34세) 미혼 남녀의 부모 동거 비율은 57.4%, 30대 후반(35~39세)은 50.3%로 나타나는 등 평균 54.8%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에 비해 30대 초반의 1인 가구인 ‘나홀로 가구’의 비율은 25.8%, 30대 후반은 32.7%로, 캥거루족이 이들보다 각각 31.6%포인트, 17.6%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20세부터 44세까지 미혼 남녀의 부모 동거 비율 중 20대 초반(20~24세)은 72.0%, 20대 후반(25~29세)은 64.8%, 40대 초반(40~44세)은 44.1%로 연령대와 비례했고, 이에 비해 미혼 ‘나홀로 가구’의 비율은 20대 초반 11.1%, 20대 후반 17.8%, 40대 초반 38.3%로 연령대와 비례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모와 동거하는 경우 70.7%가 자가인데 비해 1인 가구 중 자가는 11.6%에 불과하고, 59.3%가 월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부모세대와 동거하는 미혼 남녀는 자산 축적이 이뤄진 부모세대가 가구주이지만 1인 가구는 부모로부터 분히한 세대로 청년층의 빈약한 제 상황이 주거 상황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의 경우 미혼 여성이 미혼 남성보다 더 부정적이라고 한다. 결혼하지 않은 30~44세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 필요성에 대한 조사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남성이 13.9%, 여성이 3.7%로 무려 10.2% 포인트 차이가 났다.

‘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은 남성이 31.5%, 여성은 17.7%로 13.8% 포인트나 차이가 났으며,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견해는 남성이 45.9%, 여성은 61.6%로, 여성이 15.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하지 않는 게 낫다’는 답변은 남성이 6.4%, 여성은 15.5%로,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18.4% 가장 많았고, 다음은 ‘소득이 적어서’가 15.0%를 나타냈다. 반면, 여성의 경우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23.4%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결혼보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가 19.3%로 나타나는 등 남성과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지난 수십 년간 혼인과 출산의 주력세대인 청년층의 가치관 변화는 제도 및 정책변화보다 빨랐으며, 이것이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혼과 출산의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며,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젊은이들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집값마저 폭등하면서 자연스레 비혼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2030세대 2171명을 대상으로, ‘스스로 코로나19 세대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잃은 것’ 1위는 ‘취업’(49.1%)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어 ‘경제난으로 목돈마련 계획 무산’(37.2%), ‘개인의 미래 설계’(36.8%), ‘직장’(15.2%), ‘연애’(14.7%) 등을 잃었다고 답했고, 이들 중 71.9%는 실제 실직이나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청년들의 삶의 만족도를 위한 안정적인 고용정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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