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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코로나 후의 디지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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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코로나 후의 디지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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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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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열 전 한남대학교 교수

팬데믹은 인류와의 전쟁을 이미 시작했다. 멈출듯하면서 다시 대유행의 조짐이 보인다. 문헌에 나타난 전염병 연대기를 참고하면 6세기 유스티니아누스 전염병은 전 세계 인구 50%인 오천만 명이 사망했고, 14세기 흑사병도 유럽 인구의 30%인 오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796년 천연두는 3억 명, 그 이후로 지속해서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코로나19 등의 전염병이 창궐했다.

지금은 과거 아날로그 시대와 다른 점은 지구 반대편까지 전파되는 속도가 24시간이 걸리지 않으며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혹자는 과거와 달리 더 좋은 기술로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되리라 전망하지만, 이는 위험한 생각이다. 전염병의 바이러스나 세균도 인간의 백신 개발 속도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며 다양하게 변이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자연재해, 전염병, 전쟁 등은 인류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고 그것을 극복해 왔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종전의 아날로그 전염병 시대와 달리 현시대는 AI, 유전자 생명공학,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드론, 3D 프린팅 등 최첨단 과학혁명 시대이다.

둘째, 그것이 바탕이 되어 우리의 문화와 생존 방식이 급속도로 변화하는데 얼마만큼 빠르게 적응해 나가야 하는지가 문제이다. 이에 신속하게 적응 못하는 낙오자는 단절과 소통의 부재로 엄청난 외로움과 정신적 고통을 불러 고독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AI와 ICBM(IoT, Cloud Computing, Big Data, Mobile)의 기반으로 정보가 종합적으로 결합된 미래의 우리 후손은 ‘돈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할 것이다. 돈이 지금의 화폐 개념과 달리 국가 운영 암호 화폐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전자화폐가 신속하고 신뢰도 높게 통용될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인 α(알파) 세대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학교를 왜 가야 하나요?’라고 질문할 것이다.

2017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향후 ‘10년 안에 미국 내 50%의 대학은 파산한다.’고 예측했으며, 뇌에 AI 칩을 시술하여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온라인 원격교육이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포춘 100대 기업도 대학 졸업장의 필요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기업이 이미 절반이 넘었다.

의료분야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었다. AI 기술로 다양한 형태와 방대한 규모의 의료 Big data 분석을 통해 정밀진단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Bio Korea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IBM 왓슨의 암 진단 정확도는 현재 96%에 달한다. 유전자 데이터의 결론 도출과 임상병리학은 물론 암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세계 최고의 의료진보다 그 탁월함이 입증되었다.

편리한 혁신기술에 저항감이 사라지는 시간은 대략 30년이 걸린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사람은 말로는 변화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막상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선풍기 날개가 멈춰있을 때는 안정적이지만, 보이지 않게 빠르게 회전하면 변화의 위험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치다.

이처럼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세상은 급속히 변하고 이미 많이 변화했다. 인간은 산업혁명 이후 전기라는 새로운 물질에 안락함보다는 심한 두려움을 먼저 느꼈고, 최초의 자동차 출현에 미국 시카고에서는 자동차 도로주행금지법이 입법되었다.

코로나19의 사태는 세계적으로 최악의 경기침체를 불러왔다. 지금도 진행 중이며 어떻게 확산할지 불투명하고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사회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변화에 어떤 대안을 세우고 실천하는가가 관건이다.

먼저 의료, 교육, 유통, 비즈니스 형태, 근로 조건과 노동의 형태, 공공시설, 복지 등 우리가 지금까지 유지하고 활용했던 모든 시스템을 미래에 맞게 신속하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그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야 하고 정부는 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공존과 변화의 깃발 아래 ‘거룩한 Reset’의 기회가 왔다. 어렵고 위험한 현재의 위기를 폭발적인 성장의 찬스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좋든 싫든 운명공동체로 흘러가고 있고 이를 받아들이면서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의 문제다. 이젠 국가와 개인의 독자적인 생존은 불가능하다. 지구촌 전체는 환경과 과학기술 교류로 공존을 목표로 변화와 혁신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방역과 코로나19에 대처도 중요하지만,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미래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국민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장관급 특별 기구를 설치하여 전 국민에게 첨단과학 관련 무상교육을 실시함과 동시에 전문적인 연구와 대안 마련에 만전을 기해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무열 전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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