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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이대남과 이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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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이대남과 이대녀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4.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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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청년들의 생각과 가치는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작게는 집안의 미래부터, 크게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세대가 바로 청년들이다. 우리나라는 반세기 동안 평균수명이 무려 30년 이상 늘었다. 가난과 굶주림의 시대에는 의료과학도 발달되지 않아 평균수명이 매우 짧았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 여자 모두 80년을 넘고 있다.

한번 태어나면 평균 80년을 산다는 얘기다. 그 중에 청년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는 가장 왕성한 20대를 말한다. 물론 요즘은 40대도 청년이라고 하지만 보통 20대를 청년기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청년기를 더 구체화해서 20대를 가리켜 이대남과 이대녀로 구분한다. 20대 남자와 20대 여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이 우리사회의 한 편에서 당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청년층을 대표하는 20대들의 정치적 성향과 사회적 지향성 등이 일정부분 바로미터가 되는 경우도 있다. 기성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청년 프레임과는 완전 배치되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들의 생각과 가치를 아직 덜 성숙한 것처럼 보지만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청년들에게는 나름대로의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청년들을 향한 쓸모없는 동정과 이분법적인 세대구분 등은 오히려 우리사회를 편견과 갈등의 구조물로 엮어갈 뿐이다.

이대남과 이대녀들의 성장과정은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비교적 안정된 상황이었다. 과거 부모세대들이 겪은 과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유가 있었다. 물론 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해서 자립심과 독립심이 부족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시대에 잘 적응하는가가 문제이다.

주로 199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어려서부터 대부분 부모들의 절대적인 도움과 관심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버스에서 통학했던 부모세대들과는 달리 승용차로 학교를 다니고 웬만한 학생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녔다. 적어도 대학에 다닐 때까지는 용돈걱정 크게 없이 살았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시대와 세대가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지금도 대학에 다니는 청년들이 있을 것이고 취업준비생 직장인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계층이 20대들이다. 지금은 사회의 초년생이거나 준비 중에 있는 예비 사회인이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세대들이다. 이들이 20~30년 후에는 대통령도 되고 국회의장 대법원장 자치단체장 등 우리나라를 이끌 주역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다만 그 주인공에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20대들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세대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지금의 이대남 이내녀 세대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든 세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청년이 되기까지는 큰 고통 없이 자랐지만 20대부터는 너무나 큰 장벽이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우선 청년 실업률은 점점 높아가고 사회적 경제적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사회구조에서 이들이 경쟁해야 한다.

일자리는 한정돼 있지만 취업하려는 청년들은 넘쳐나고 시간당 수당이 1만원 하는 아르바이트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말은 취업준비생이지만 언제 취업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집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청년들이 자립해서 집을 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보무들의 도움이 있어야 내 집 마련의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이 있다 해도 십 수억 원 하는 집을 살 수 있을까? 결국 부모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보다 더 힘든 부분은 앞으로 이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 때문에 복지비 지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인구의 증가로 이들이 감당해야 할 복지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대 청년들이 부담해야 할 잠정적인 세금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1000조원이 넘는 국가부채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일부 사회학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미래 세대들에게 너무나 많은 짐을 안겨 준다는 것이다.

이대남 이대녀가 목소리는 내고 있다. 19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이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20대를 세대로 가두지 말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세대가 아니라 체제라며 자본주의가 낳은 불평등과 사회위기가 혐오와 차별의 근본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청년세대가 처한 사회적 조건 비정규직 젠더차별 소수자 차별 등에서 불평등을 말하지 않는 허구적 정치행위를 중단하라고 정치권에 일침을 가했다. 기성 정치인은 20대들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한 정치프레임에 씌워 이용하지 말고 진정한 사랑과 가치로 미래세대를 대하길 주문한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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