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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중구 배제된 숭인지하차도 건설 '주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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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중구 배제된 숭인지하차도 건설 '주민 반발'
  • 인천/ 정원근기자
  • 승인 2021.05.09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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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 생길 경우 생활권 영향 받는 곳 중구 주민인데 의견 묻지 않아"
市 "중구 구민의 의견 외면한 것 아냐...자치위와 주민 설명회 가져"
인천 중구 신흥동에서 동구 동국제강 간 도로개설이 지난 1999년 실시계획인가 뒤, 2001년 본격 착공했지만 동구 송림로~중구 유동삼거리 구간이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인천 중구 제공]
인천 중구 신흥동에서 동구 동국제강 간 도로개설이 지난 1999년 실시계획인가 뒤, 2001년 본격 착공했지만 동구 송림로~중구 유동삼거리 구간이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인천 중구 제공]

인천 중구 신흥동에서 동구 동국제강 간 도로개설이 지난 1999년 실시계획인가 뒤, 2001년 본격 착공했다. 총길이 2.92㎞~폭 50~70m의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 1616억 원이 투입됐다.

이는 인천항 수출·입 물동량을 원활하게 해 교통난을 해소하고, 효율적인 도로망 확보로 연수구, 중구, 동구, 서구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총 사업구간은 4개구간이다. 1구간은 동국제강~송현터널로 2011년 완공, 2구간의 경우 송현터널~송림로 2004년 완공, 4구간은 유동삼거리~삼익아파트 지난 2011년 완공됐다.

문제가 된 구간은 제3구간으로 동구 송림로~중구 유동삼거리 구간이며, 약 380m로 10년째 공사가 중단됐다.

중단 사유는 동구 금창동과 배다리 주민들은 “3구간 도로가 역사.문화적 가치가 뛰어나 원도심을 지나면 동구와 배다리 마을이 절단되고, 교통혼잡 등 주민피해가 가중될 것”이라고 도로건설을 반대했다.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10년째 착공이 지연되다, 2019년 인천시와 주민들이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배다리 지하차도 개통이 현실화됐다.

시는 2019년 8월2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 송현동~중구 신흥동 연결도로 문제해결을 위한 제7차 민관협의회를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3구간 도로 지하건설 추진, 제한속도 50㎞/h이하, 5t이상 화물차 통행금지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신흥동 자생단체로 구성된 주민협의체 김진원 대표는 “시가 민·관갈등을 협의회를 통해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구 주민들은 가장 먼저 ‘형평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중구의회 이종호 도시정책위원장은 “시에서 민·관협의체에서 갈등을 해결한 모범사례라고 하나, 협의체에 중구를 대표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구 지역구 시의원·구의원, 주민대표, 중구 등은 철저히 배제됐다. 지하차도가 생길 경우, 생활권에 가장 영향을 받는 곳은 중구 주민인데 의견조차 묻지 않았다고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매일 신흥사거리에서 반대시위에 나서고 주민 오 모씨(52. 상업)는 “특히 유동삼거리에서 시작하는 서해대로 구간은 각종 대형화물차, 자동차 통행량이 많아 소음과 먼지, 교통사고 문제가 늘 제기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중구 구민의 의견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1월 중구를 통한 주민의견대로 율목동행정센터 앞 교차로를 원래대로 조치하는 등 지난 2월과 3월 등 자치위원회와 주민 설명회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단절된 중구와 동구를 숭인지하차도 건설을 통해 연결가로망을 구축한다는 시의 계획이 무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지하차도 건설이 계획된 3구간 서해대로 구간은 평상시 상습정체 구역이고, 러시아워 시간에는 차량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로운 도로의 진·출입로가 생기면 ‘교통지옥’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높다.

더욱이 연안동, 신흥동 준공업지역에는 총 연면적 90만㎡(약 27만평)의 대형물류센터 공사가 진행되고, 완공을 앞두고 있다. 완공 후 이 지역의 교통체증은 더욱더 가중될 것이다. 

신흥동 자생단체로 구성된 주민협의체 김진원 대표는 “숭인지하차도의 건설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구 송현동 동국제강 간 도로의 계획은 지금부터 21년 전인데, 강산이 2번이나 바뀌었다”고 제기했다.

도로개설 계획 당시에는 인천항 물동량을 원활하게 해 교통난을 해소하고, 효율적인 도로망 확보가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송도신항이 생기면서 인천내항의 기능이 상실돼 사정이 많이 변했고, 인천~김포간 고속도로가 개설돼 산업도로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

중구의회 이종호 도시정책위원장은 “민선7기 박남춘 시장은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면서 ‘시민이 시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다”며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정책과 행정을 펼치지 않겠다는 정치적인 소신도 가지고 있다”고 기대하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인천 숭인지하차도 반대 플래카드 [인천 중구 제공]
인천 숭인지하차도 반대 플래카드 [인천 중구 제공]

신흥동 도로변에 반대 플래카드를 내건 주민 박 모씨(70. 상업)는 “시는 최근 들어 각 동별로 주민설명회를 하겠다고 난리법석을 떤다. 특히 중구 주민 대다수는 ‘숭인지하차도’ 건설을 반대한다”면서 “인천시는 숭인지하차도 건설의 필요성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는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 접근성 향상 및 주변도로 교통체증 완화, 도시균형발전 등을 기대 효과로 제시하면서 동국제강에서 삼익아파트간 도로 공사 가운데 마지막 미개설 구간인 숭인지하차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근 율목동과 신흥동 주민설명회를 연 자리에서 주민 전면 반대 의견을 들었다”며 “이번 사업은 환경·경관 등을 준수한 공익 목적 사업이기 때문에 주민 반대 의견을 무릎 쓰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사업추진 보류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매일신문] 인천/ 정원근기자
wk-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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