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판교~화성~용인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2030년까지 구축되는 ‘K-반도체 벨트’는 제조부터 소재·부품·장비, 첨단장비, 팹리스 등을 아우르는 반도체 제조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올해 41조8000억원을 시작으로 10년간 510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금융지원·인프라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정부는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를 개최해 이와 같은 내용의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기업들과 함께 국내에 세계 최대·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벨트는 판교와 기흥~화성~평택~온양의 서쪽, 이천~청주의 동쪽이 용인에서 연결된다.

우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벨트 내 지역별로 제조, 소부장, 첨단장비, 패키징, 팹리스 관련 기업 조성과 투자를 확대하며 판교 부근에는 ‘한국형 팹리스 밸리’가 새로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평택 파운드리, SK하이닉스는 용인 소부장 특화단지, 네패스는 첨단 패키징 플랫폼, 리벨리온은 판교 팹리스 밸리에 관한 투자 계획을 각각 발표했다.

EUV(극자외선) 노광, 첨단 식각 및 소재 분야 등에선 외국인투자기업 유치도 확대한다. 네덜란드 ASML은 화성에 2400억원 규모의 교육훈련센터(트레이닝센터)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식을 진행했다.

정부는 이들 민간의 투자를 전방위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핵심전략기술’ 트랙을 신설해 반도체 R&D에 최대 40∼50%, 반도체 시설투자는 최대 10~20% 세액을 공제해주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투자분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금융지원도 확대한다. 총 1조원 이상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을 신설해 우대금리로 설비투자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용수 공급을 위해 용인·평택 등 반도체 단지의 10년치 용수 물량을 확보하고 반도체 관련 전력 인프라는 정부와 한전이 최대 50% 범위에서 공동 분담해 지원하기로 했다.

10년간 산업인력 3만6000명도 육성한다.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을 확대해 1500명을 배출하고 반도체 장비 기업과 연계해 5개교에 계약학과를 신설, 학사 인력 1만4400명 등을 양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런 전략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연간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992억 달러에서 2030년 2000억 달러로 증가하고 고용인원도 총 27만 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하고 반도체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엄중한 시기에 이번 전략을 만들었다”면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 기지가 된다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서정익기자
seo@jeonmae.co.kr

서정익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