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명숙(서울 송파구의회 의원)
햇살 내리는 요양원
아버지는 창가에 기대어
손목시계를 보고 또 보다가
문밖소리 귀 기울이고
흘러내린 허리띠 매잡으며
마른 헛기침을 삼키시겠지.
오늘도 바깥으로 나서려
손목시계 어루만지다
헐거운 신발 끈 묶고
쓰러지는 지팡이를 세우시겠지.
물 한 사발에 입술 적시며
눈 가에 맺힌 눈물 닦아내느라
야윈 손마디는 떨리고 있겠지.
바람이 부는 날이면
아버지 음성 들려오는 듯하여
나는 아직도 꿈 속의 철부지 입니다.
아버지는 내 꿈결에 오셔서
고향집 싸리문을 활짝 열어 놓으시겠지.
[전국매일신문 時] 시인 정명숙(서울 송파구의회 의원)
저작권자 © 전국매일신문 - 전국의 생생한 뉴스를 ‘한눈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