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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인류평화와 공영을 지향하는 외교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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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인류평화와 공영을 지향하는 외교통상
  •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 승인 2021.06.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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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다자무역 주도와 무역수지흑자에 대한 개도국 해외투자 확대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역대 정권이 추진했던 정책기조를 승계하여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 통상 분야이다. 경쟁정당의 전국회의원의 아내이며 여성최초의 통상 최고책임자로 유명희 본부장을 임명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코로나에 대한 대응과 대외경제의 정책적 접근에 대하여 전문 관료의 등용과 전문가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린 사실에 찬사를 보내야 한다.

코로나의 엄청난 재앙 아래 전 세계 항공 업계는 절망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대부분 파산하거나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가운데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국내 항공 업계에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보도가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진다는 보도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세계 10대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고 항공노선 확대 및 정비 등 관련 사업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항공 업계는 합병을 하면 국적 항공사의 네트워크가 긴밀해지며 해당 항공사들의 협업이 수월해지고 노선 공유가 더 잘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 산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된다면 앞으로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한진해운이 파산 위기에 내몰렸을 때를 상기시켰다. 현대 상선과 한진해운이 합병 불발로 해운업의 몰락하였던 경험이 이번에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아직도 1년 이상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항공업 또한 그때서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 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를 준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발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은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놀라운 준비를 하고 있다.

2020년 11월, 한국은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최종 서명했다.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아시아 10개국 등 세계 최대 다자 간협정으로 세계 인구와 GDP 규모가 전 세계 30%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다. 이것은 유럽이나 미국 멕시코 캐나다 무역협정 보다 규모가 더 크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로 인해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거대 경제공동체 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자유 무역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했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미·중 무역 전쟁이 지속되면 한국의 GDP의 22%가 감소하지만 RCEP체제에서는 오히려 16% 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를 통해 저작권 특허 상표 디자인 등 지재권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보호규범이 마련되었다. 그동안 한국 방송을 무단으로 표절 했던 중국도 이로 인해 앞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RCEP로 일본과 처음으로 FTA를 맺게 되었다. 대부분 국내 산업에 민감성을 고려해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에서 협상이 이루어 졌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해 자동차 기계 등 민간 품목을 제외하고 한국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소재 부품 장비 등에서는 최소 10년이상 15년에 걸쳐 관세가 낮아지는 식으로 최대한 보호하기로 하였다. 미국은 중국을 배제한 채 일본, 호주, 캐나다 등 핵심 동맹국과 우방국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아우르는 세계최대의 무역협정인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TPP를 만들었다. 당시 우리는 중국과의 FTA를 추진하고 있었기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제일 교역국인 중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2017년 TPP를 탈퇴하였고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여 미국이 다시 TPP를 이끌 것이기에 그때가 되면 한국에게 TPP 참여를 다시 요구할 것이라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으로서는 RCEP 가입국이란 지렛대로 향후 미국의 TPP 가입 요청과 대 중국 경제 봉쇄망에 대한 참여요청에서 몸값을 높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RCEP 참여시점이 신의 한 수라고 한다. 한국은 미국의 TPP 사태와 정권 교체기에 절묘한 타이밍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전격적인 RCEP 합류에 미국의 통상보복 등 무리 없이 세계 최대 경제 블록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앞으로 RCEP을 비롯한 FTA는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의 무대를 더 넓혀 줄 것이라 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미국과 중국의 충돌을 비롯해 전 세계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얻으려는 경쟁 속에서 놀라운 외교력을 보여 주고 있다.

제국주의의 자원수탈이나 지속된 한·일 무역적자는 타산지석이 되어야 한다. 경제 강국 간의 무역불균형은 상호 보완과 정부 간 협의에 의하여 균형을 맞추며 시너지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약소국가와의 교역은 결국 경제적 힘의 논리에 의해 종속관계를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유일무이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모델은 약소국의 경제성장의 모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일본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였고 그 규모가 현재 1경 2,000조원에 이르고 있다. GDP대비 220%가 넘는 해외자산과 동일한 규모의 국가부채를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그들은 아직도 막대한 자본수입을 해외에서 걷어 들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국민의 대부분이 피폐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GDP 규모의 막강한 경제력과 막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일대일로 사업에 약탈적 해외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도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방식과 가치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자본이 헤지펀드화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약소국에 대한 해외투자와 그로 인한 무역수지흑자 규모만큼의 기반투자가 다시 일어나 이전수지가 일어나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이는 상생의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의 성숙 가능성과 개발 가능한 자연자원의 개발참여 가능성, 사회인프라 조성 참여 등 국가적인 차원의 세심한 평가와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이들 저개발 국가 중에는 과거 6·25참전국들도 있다. 남미대륙의 콜롬비아, 아프리카의 이디오피아, 남아프리카연방, 동남아시아의 태국, 필리핀 등이 있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터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그리스 등 16개국이 참전했다. 그리고 의료지원국으로 인도,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있다. 이들 국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연대가 정책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특히 저개발 국가인 경우는 각별한 투자와 해당대륙의 거점국가로 적극적인 통상외교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베트남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냉정할 필요가 있다. 비록 우리가 미국을 대신하여 용병처럼 피를 흘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경제발전의 토대가 된 미국의 지원보다 베트남 전쟁으로 돈을 번 나라는 역시나 일본과 대만이었다. 그러나 그 전쟁에서 우리 군인에 의한 양민학살이 있었고 이에 대한 사죄와 마음의 빚은 항상 지니고서 베트남을 대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을 교훈삼아 베트남의 사회주의체제와 언론 통제를 감안하여 적극적인 지원이 어려울 수 있지만 언젠가 우리는 빚을 갚아야 한다.

MB정부의 자원외교는 결국 실패하였지만 그 의도만은 인정되어야 한다. 기업적 이해관계를 기본으로 접근한 무리한 성과주의 정책이 빚어낸 참사였다. 자연자원이 풍부함에도 기반기술과 자본이 부족하여 개발하지 못하는 나라들은 많다. 특히 우리와 공통점을 지닌 몽골,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연대도 확대하여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정책은 정권에 상관없이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플랜이 확고히 서야 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waterwra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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