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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공교육의 정상화 하루빨리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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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공교육의 정상화 하루빨리 이뤄져야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1.06.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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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우리나라 공교육(公敎育)이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력 저하 현상이 국가의 공식 통계로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정부가 지난 2일 중·고등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평가결과에 대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보통학력 이상은 줄고 기초학력 미달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습 결손(learning loss)’ 때문이다.

‘학습 결손’은 학습의 기회는 공식적으로 제공됐으나 다양한 이유로 실제 학습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나 학생이 교육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지식과 능력의 차이(gap)를 말한다.

아이들의 평소 생활하는 태도나 성격, 학습 습관과 같은 내적인 요인이나 가정환경과 부적절한 수업방법과 같은 외적 요인으로 인해 학습결과가 잠재 능력에 비해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처럼 학습 결손을 초래하는 요인은 입시 중심 교육환경이나 사회·경제적 배경 등 환경적 요인과 학생들의 집중력 및 정서, 교육과정, 학교문화 등 다양하지만 이번에 확인된 학습 결손의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의 장기화’라는 것이다.

교육 당국이 지난 2일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대해 공개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원격(비대면)수업 확대로 인해 심각한 학습 결손이 발생했다고 판단, 2학기 전면 등교 점차 확대 방침을 공식화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저하가 국가의 공식 통계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시험으로, 고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대상이다.

해마다 6월 실시했지만 지난 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11월 전체 중3·고2 학생의 약 3%인 2만1179명(424개교)을 대상으로 절대평가 방식으로 실시됐다.

평가결과 중·고등학교 모두 국어·수학·영어에서 전년보다 ‘보통학력(3수준) 이상’ 비율은 줄고, ‘기초학력 미달(1수준)’ 비율이 늘었다. ‘보통학력 이상’은 교과과정의 50% 이상을 이해한다는 뜻이며, 기초학력 미달은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원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확대와 그로 인한 ‘학습 양극화’를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일수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등교일수는 190일이지만 지난해의 경우 초등학교는 92.3일(48.6%), 중학교 88.1일(46.3%), 고등학교 104.1일(54.8%)로, 그만큼 원격수업이 많았다.

또, 중학교 3학년은 영어 과목에서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2019년 72.6%에서 지난해 63.9%로 8.7% 포인트 감소했고, 국어는 82.9%에서 75.4%로 7.5% 포인트 줄었으며, 수학도 61.3%에서 57.7%로 3.6% 포인트 감소했다. 기초학력에 미달한 학생도 영어가 가장 늘었다.

2019년 3.3%에서 지난해 7.1%로 3.8% 포인트 증가했고. 국어는 4.1%에서 6.4%로 2.3% 포인트, 수학은 11.8%에서 13.4%로 1.6%포인트 늘었다.

고등학생의 과목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69.8%, 수학 60.8%, 영어 76.7%로, 2019년보다 각각 7.7% 포인트, 4.7% 포인트, 2.1%포인트 감소한 가운데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6.8%(국어) 13.5%(수학) 8.6%(영어)로, 전년보다 각각 2.8% 포인트, 4.5% 포인트, 5.0%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농어촌 지역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대도시보다 더 크게 나타난 가운데 특히, 중3 수학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읍·면에서 18.5%로, 대도시 11.2%보다 7.3% 포인트나 벌어졌다.

교육부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농어촌과 대도시 간 격차 양상은 2019년 평가와 유사한 경향이지만 중학교는 격차가 전년도보다 벌어져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성적뿐 아니라 학교생활 행복도 역시 낮아져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리적응도와 교육환경 만족도를 나타내는 행복도는 2013년 이후 증가세였으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중·고등학생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학업 취도 평가결과에 대해 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수준 비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보통학력’ 이상 수준 학생 비율은 전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결손을 조기에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2학기 전면 등교를 목표로, 대면수업을 체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교육계의 모든 역량과 정부 차원의 집중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학기 전면 등교를 추진키로 하고, 앞서 오는 14일부터 수도권 중학교를 대상으로, 등교를 확대하는 동시에 교직원과 고3 수험생 등에 대한 백신 접종을 여름방학 때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학생 추적조사’도 진행하고, 시·도교육청과 함께 ‘교육회복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는 등 이달 말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학습 결손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응에 대한 정부 및 교육계의 노력은 있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의 대혼란을 막기 위한 교육정책은 공교육 정상화 뿐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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