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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대통령 자격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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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대통령 자격시험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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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 경선시절부터 공직후보자에 대한 자격시험을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당선 후에도 이 같은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우리나라 공직자는 시험을 통해 선발되는 공무원과 투표를 통해 제도권에 진출하는 선출직, 그리고 기간제와 임기제, 임명권자의 지명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이 대표가 말하는 공직후보자는 선출직을 의미한다. 선출직은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시도의원 시군구의원 등이다.

우리나라 선출직은 대통령 1명, 국회의원 300명, 지방자치단체장 244명, 광역의원 786명, 기초의원 2,894명 등이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비례대표를 포함한 숫자이다. 이들은 대부분 정당공천을 받거나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른다. 시도교육감은 같은 선출직이지만 교육의 특성상 정당공천을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때면 대부분 색깔을 드러내 보수와 진보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준석 대표의 말 대로 공직후보자에 대한 자격시험을 치른다면 당장 내년 3월9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부터이다. 당내 대선주자부터 자격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시험의 유형과 시기 등은 전혀 알 수 없지만 지원자격은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는 당내 입지자가 해당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유형의 문제를 출제해 어떻게 시험을 치르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 밖에서 일부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무원의 기본 사무인 엑셀과 문서작성법 등을 거론하고 있으나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선출직 공무원에게 필요한 기본소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량화해서 점수를 체크해 당락을 결정하기도 매우 어려운 것이다. 이 대표의 의지는 공정과 능력주의이다. 그리고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은 남녀노소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이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내년 대선부터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앞으로 국민의 힘이 공천하는 모든 선거의 후보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인 NCS(National Competency Stardards)와 유사한 최소한의 자격시험을 보게 할 것이라고 했다. NCS는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소양 같은 내용을 국가가 산업 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 한 표준이다. 고용과 교육 자격을 체계화 한 시스템으로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 자격제도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유형의 시험을 출제해 일정수준 미만에 있는 입지자는 탈락되는 것인가? 아니면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인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중요한 것은 선출직이 지켜야 할 덕목이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여러 가지 이슈들을 토대로 예방적 차원에서 소양 시험을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 최소한 잠재적 공직자가 되는 후보자는 이러한 일에 연루되지 말아야 하며 임기 중에는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당의 정책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성범죄와 부동산투기 학교폭력 음주운전 등에 대한 테마가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방교육과 방지대책 등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문제은행을 오픈하고 후보자는 최소한 이러한 내용을 공부해 예방차원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 역사 등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을 토대로 문제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공무원들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문서작성이나 컴퓨터 활용법 등을 시험문제로 출제하는 것도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선출직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도덕과 가치를 테스트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공직후보자는 누구나 될 수 있어야 한다. 학교교육을 잘 받은 유학파에서부터 미처 상급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도 후보자가 될 수 있다. 교육 정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수학문제나 역사문제를 테스트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 기회의 균등과 과정의 공정은 민주사회를 구현하는 기본적인 덕목이다. 이러한 취지아래 선출직이 거쳐야 하는 과정도 교육의 정도에 따라 유불리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국민의 힘은 당 대변인을 토론베틀을 통해 선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의 대변인을 선출하는 토론베틀에 참석해 이준석 대표의 면접을 거쳐 결선에 진출했다. 이러한 과정은 과거와 완전 다른 방식이며 어느 누구 한 사람의 입김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재확인 한 것이다. 앞으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당의 공천방식도 투명한 과정을 통해 국민을 위한 올바른 가치와 정의를 실천할 사람을 추천하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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