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필의 돋보기] 방역지침 준수, 일상의 자유 되찾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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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방역지침 준수, 일상의 자유 되찾는 길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1.07.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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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300명을 넘어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4차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사상 초유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오후 6시 이후에는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제한하는 등 사실상 ‘야간 외출 제한’ 조치가 시행된다.

4단계에서는 낮 시간대에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에 따라 4명까지 모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오후 6시 이후에는 ‘3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에 따라 2명까지만 모일 수 있게 된다.

이는 출근 등 필수적인 활동은 하되 퇴근 후에는 최대한 외출을 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는 취지로, 사실상 ‘야간 통행금지’에 해당하는 강력한 조치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일대는 통행량과 심야 활동이 크게 줄면서 대부분의 일상이 멈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6·25 한국전쟁 이후 국가안보와 각종 범죄율 증가로 인한 치안 유지의 명분 아래 무려 36년 4개월 동안 우리나라의 밤을 지배해 온 ‘야간 통행금지’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역사 속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광복 후 1945년 9월 8일부터 미 제24군 사령관의 ‘일반명령’에 의해 경성과 인천지역에 밤 8시부터 아침 5시까지의 ‘통행금지령’을 처음 발포한 뒤 같은 달 29일 ‘일반명령’을 개정한 야간통행금지령을 발포, 다른 지역에 대해 야간 통행금지(通行禁止)가 포고됐다.

‘통금(通禁)’ 또는 ‘야통(夜通)이라고도 불리어 왔던 이 제도는 한국전쟁 이후 전국으로 확대된 뒤 1954년 4월 1일 ‘경범죄 처벌법’으로 법령화됐다고 한다.

‘경범죄 처벌법’은 ‘전시·천재지변 기타 사회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때 내무부장관이 정하는 야간통행 제한에 위반한 자’라 규정된 야간 통행금지 위반자를 구류 및 과료에 처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통금 제도의 폐지가 여러 차례 논의되면서 1964년에는 비교적 치안이 평온하다는 제주도와 울릉도가 해제됐고, 1년 후에는 충북, 다음 해에는 수도권 지역과 주요 도시를 제외한 전 도서지역, 수출산업과 관련된 수송 수단과 일부 관광지가 해제됐다고 한다.

이 같은 통금제도는 당시 국민들의 일반적인 야간활동을 규제하는데 충분했다.

자정이 되면 사이렌 소리와 함께 거리 곳곳에 철제 방어벽이 설치되고, 2인 1조의 방범대원들이 야간 순찰을 통해 통금 위반자를 적발할 경우 ‘야간 통행금지법 위반’ 혐의로 즉별심판에 넘겨, 과태료나 구류 처분 등을 받게 했다.

통금 단속에서의 가장 많은 적발 대상은 취객이었고, 단속에 걸린 통금 위반자들은 통금시간이 해제될 때까지 경찰서나 파출소에 억류되고, 호송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또, 직장인들은 통금을 지키기 위해 통금 직전에 대중교통이 모두 끊긴 심야 시간에 택시 잡기로 전쟁을 벌이기도 했고, 자정이 넘어 도착하는 버스는 미리 통행증을 찍어주기도 했다.

그나마 통금은 크리스마스이브나 석가탄신일, 매년 12월 31일 제야(除夜)에는 반짝 해제돼 모처럼 밤거리가 젊은이들로 붐비기도 했다.

이처럼 36년 4개월간 국민들의 야간의 삶을 통제했던 통행금지가 1981년 12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통금 해제안’에 따라 1982년 1월 6일 밤 0시부터 마침내 해제됐다.

이날부터 시행된 통금 해제는 경기와 강원 등 휴전선 접적 지역과 해안선을 낀 면부(面部)들을 제외한 전국에 시행된 가운데 88올림픽 개최 확정과 함께 개방적 국가 알리기 위해 88년 1월 1일부터는 나머지 지역에서도 통금이 모두 해제됨에 따라 모든 국민들은 24시간 통행의 자유를 누리게 됐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국민의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야간 통행금지 제도를 유지하면서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치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야간 통금 해제로 인해 무엇보다 우려됐던 점은 범죄율의 증가였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들의 자발적인 질서 유지로 범죄율은 높지 않았고, 심야 시간을 이용한 경제활동은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심야극장과 노래방, 야경 투어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은 물론, 야간 프로야구 경기 등 스포츠활동, 의료와 농수산시장, 새벽까지 영업하는 심야식당 등 각종 야간시장과 대중교통 야간 운행 등이 국민들의 일상을 더욱 활기차게 변화시킨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4차 유행이 확산하면서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준인 4단계 격상이라는 초고강도 조치는 연일 1300명 대의 신규 확진자 발생을 초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출근 등 필수적인 활동은 하되 퇴근 후에는 최대한 외출을 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는 취지다.

수도권의 밤이 ‘야간 통행금지’와 유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전쟁 이후 국가안보와 치안 유지를 위해 야간활동을 억압해 온 그 시대와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한 뒤 인도와 영국 등에서 발현된 코로나19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 지구촌이 더욱 큰 공포에 휩싸였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00명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며, 4차 대유행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유행의 중심에는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의 2.7배, 영국발 알파 변이의 1.6배 높고, 백신 방어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와 야간 통금이라는 규제에서 벗어나 우리 일상의 자유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은 방역지침을 반드시 준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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