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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농축산물의 안정적 수급관리 위한 폭염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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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농축산물의 안정적 수급관리 위한 폭염대책 필요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1.08.0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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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지난 7월 초부터 전국적인 폭염으로 인해 지금까지 12명이 사망하고 27만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농작물과·양식 수산물까지 폭염 피해가 속출하면서 농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는 이상기온은 폭염을 유발하며, 해수면 상승과 같은 환경 변화에 그치지 않고 농축산물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기후의 역습이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는 현재 환경 문제로 인한 식량난이 현실이 됐다고 한다.

국민 10명 중 7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생물 다양성도 높아 한때 ‘풍요의 땅’으로까지 불렸던 마다가스카르는 현재 114만 명이 긴급히 식량 구호를 받아야 할 상황에 처했고, 40만 명은 기아 상태라고 한다.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이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통상 기근은 전쟁이나 자연재해에서 비롯됐으나 마다가스카르에서는 현대 역사상 처음으로 오로지 기후변화 때문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식량수출 1위인 미국을 비롯, ‘세계 곡물창고’로 불리는 국가들도 극심한 기후변화로 크게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 농무부도 극심한 가뭄이 원인으로 봄철 수확량이 3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도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비롯한 캐나다 서부지역의 경우 나무에 달린 체리가 고온으로 불에 익은 듯 손상됐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평균기온의 상승과 기존 장마 유형의 무너짐, 온대에서 아열대 기후로의 변화, 대기 불안정에 따른 국지성 호우 증가, 폭염 일수의 빈도 및 강도 증가, 가뭄, 해수면 상승, 유해 미생물 증식, 온실가스 농도 증가 등 다양한 기후변화 현상에 의해 농작물 재배환경이 위험성과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을 지적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온 증가는 농작물 군락 내 기상환경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농업 생태계 악화로 인한 농작물의 생리 생태적 교란 현상 초래, 생육 위축, 수량 및 품질 저하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또, 저수량 고갈 및 토양수분 부족, 강우량의 계절적 편중 현상은 농업용수 확보에 한계요인으로 작용하고, 집중호우와 폭우는 농업의 생산기반인 토양을 크게 유실시킨다고 한다.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등 온실가스의 급증은 지구 온난화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농업 생태계 교란 및 기상이변을 초래해 농작물의 피해를 증가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급속한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의 영향으로, 농산물의 생육과 출하량 저하, 축산물의 발육 저하와 폐사로까지 이어지는 등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원예 분야는 고온지속 시 호흡 과다로, 과실이 자라지 않고 당도가 감소하며, 과실과 잎 등 햇빛데임 현상 및 열과 발생 우려가 크다.

가축은 보통 27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될 경우 혈류와 호흡수 증가 등으로 열 발산을 높이려는 생리기능이 촉진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한다.

또, 고온 스트레스는 가축의 사료섭취량 감소, 산유량 감소, 증체율 감소 및 번식 지연 등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며, 심각한 경우 가축의 폐사 등으로 이어져 양축농가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농가 피해는 해마다 거듭되고 있으나 올해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는 장마 기간이 짧아 강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수준에 불과한 가운데 폭염의 일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상청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일수가 31.4일로 가장 길었던 지난 2018년의 경우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과수 ‘햇볕 데임(일소)’과 농작물 생육불량 등으로, 피해 면적이 2만2509ha에 달했고, 폐사한 가축은 907만9000여 마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사한 가축 중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전체 99%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이 같은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한 과일·채소류 등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농가와 생산자단체를 대상으로 폭염·고온 대비 농작물 관리요령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생상을 위한 피해 예방 현장 컨설팅 및 약제·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농진청과 도 농업기술원 전문가들로 구성된 현장 기술지원단은 폭염 피해 예방 및 생육 관리를 위한 현장기술 지도도 실시한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폭염에 따른 축산분야 피해는 22만7387마리(닭 21만9529마리, 오리 1780마리, 돼지 4615마리, 메추리 등 기타 1400마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농림부 등은 포염피해 최소화를 위한 축종별 적정사육밀도 유지 및 관리, 촉염 취약농가 대상 축사검사 및 시설개선 지원, 현장기술 컨설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인과 기업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인식, 새로운 적응기술과 경영기법을 창출해야 하고, 정부와 사회는 식량 안보, 공익적 기능, 준공공재로서의 가치 등 농업의 특수성을 감안, 다양한 지원정책 수립과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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