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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관심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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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관심의 날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8.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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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관심의 날들
         - 황은경 作 
 
그대가 기댈 수 있는 가슴이 되고 싶었다는
고백을 하기도 전에
내 옆에 두꺼운 침묵처럼 내려앉는 하늘
필시 머릿속을 쓸쓸하게 걸어 다니던
허무의 잔재가 사랑에게 간다
그곳에 같이 가자 약속하고서도
못가는 사연을 묻지 않고
다시 묻는 나는 강기슭의 뜸부기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사랑은 인류가 그려낸 최고의 아름다움이다. 
자연 속 어느 것에 비교할 수도 없고 우주의 어떤 모양으로도 비교가 되지 않는 지고무상한 존재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반드시 대상이 있다. 그 대상은 기댈 곳이다. 
기댈 수 없다면 혼자만의 짝사랑이 되고 아름다움은 반쪽이 되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무너지고 만다. 

그런데 그 대상이라는 것은 희생이다. 
번뜩이며 일어난 불꽃이 불태워질 재료가 없다면 금방 꺼지는 불꽃이다. 
그런 사랑의 희생은 어느 때 일어나는가. 둘이 만나는 순간 발화되지 않는다면 절반의 사랑이 되고 한쪽에서만 일어난 불꽃이라면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어느 누가 사랑의 완성을 이뤘다고 선언한다면 그 사람은 성자가 될 것이고 진짜로 완성되었다면 그때부터 사랑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사랑은 어렵고 힘들다. 사람이라면 반드시 겪어야 하는 사랑의 벽, 그 벽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은 누구나 하지만 황은경 시인은 피을 토하듯 울어대는 뜸부기가 되어 이 세상 모든 사랑의 병을 치유하려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의 감정을 심어놓고 나와 상대, 상대와 나의 감성을 줄다리기 마당에 펼쳐놓고 세상에 묻는다. 
그대가 기댈 수 있는 가슴이 되고 싶었다고... 
고백하기 전에 하늘이 내려앉는다. 이런 청천벽력이 어디 있는가. 
머릿속에만 떠돌던 사랑이 아닌데 허무의 잔재로 남아 버린 사랑의 잔재, 함께하지 못한다는 사연도 묻지 않고 멀리서 울어대기만 하는 뜸부기가 되어 물풀 속을 헤매는가. 
사랑은 시작과 결론이 없어 보이지 않지만 끊을 수도 없는 밧줄이다. 

이렇게 짧은 작품으로 사랑이 무엇이라고 노래한 시는 많지만 황은경의 사랑은 보이지 않지만 울음소리 들리는 뜸부기 사랑이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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