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세상읽기 26] 이용섭의 도전에 대한 유권자의 고민
상태바
[세상읽기 26] 이용섭의 도전에 대한 유권자의 고민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6.02.17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이용섭 후보가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용기를 내어 버렸던 의원직을 되찾기 위해 복당하고 물려주었던 권은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오는 6.13 총선을 앞두고 광주가 선택의 행복한 고민에 빠진 가운데 광주광산을 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입당을 놓고 저울질 하던 이용섭후보가 더민주당에 복당,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초 광주 광산을은 더민주당 이용섭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자리하고 있었으나 이 후보가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나서면서 의원직을 버린 지역구다.
이에따라 당시 새정치연합(더민주당)의 전략공천을 통해 권은희 의원이 탄생한 지역구이다. 그런데 시장선거에 나서면서 의원직을 버렸던 이 후보가 다시 권의원에게 “그 자리는 원래 내 자리이니 돌려 달라”는 형국다.

지역의 여론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이 후보의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원래 이 후보가 불가피하게 의원직을 던진 지역인 만큼 다시 돌아가는 것이 정상이다”라는 시각이다. 더민주당 지지자 뿐만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상당부분 이러한 주장에 가세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현직 구청장이 더민주당 소속이라는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

또 다른 여론의 하나는 이 후보의 태도는 도리가 아니라는 부정적 여론이다. “광주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버렸던 사람이 시장선거에 실패하자 호주머니 물건 챙기듯 다시 국회의원직에 나서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마저 버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권은희 의원을 탄생케 한 당사자가 이번에는 권의원에게 그 자리를 내놓으라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지지하는 당을 떠나 정치가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는 원칙론에 가깝다.

이처럼 상반된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잠시 6.4 광주시장 선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6.4 광주시장 선거는 당시 광주시장이던 강운태후보와 광산을 지역구의원이던 이용섭후보, 의사이자 시민운동가인 윤장현 후보가 삼각축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 명의 후보 중 가장 열세이던 윤장현 후보가 안철수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새정치연합의 광주시장 후보로 전략공천 됐다.

강운태 후보와 이용섭 후보가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두 후보는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민주당을 탈당했다.

“ ‘광주에는 아무나 공천해도 당선 된다’는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혀 광주정신을 모독하고 시민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짓밟았다”는 것이 이 후보의 새정연 탈당 사유였다.

의원직을 버린데 이어 당마저 탈당한 이 후보는 역시 같은 처지의 강운태 후보와 손을 잡고 대 윤장현 전선을 형성했다.

두 후보 간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라 강운태 후보가 무소속 후보로 나서고 이 후보는 강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으나 분루(憤淚)를 삼켜야 했다.

이러한 6.4 광주시장 선거는 4년 전에도 서로의 입장만 바뀔 뿐 똑 같이 발생했던 상황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은 시민공천배심원제라는 ‘별에서 온 그대’를 끌고와 광주시민의 주권행사에 개입했다.

그 것도 모든 지방선거에 도입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당선시키고 싶은 후보가 열세인 지역에 도입했고 광주시장 선거가 대표적 사례가 됐다.

동계동계 출신 등 구주류에서는 “친노 386 당권파들이 민주당을 완벽하게 장악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반발했지만 외지인으로 구성된 시민공천배심원제는 강행됐다.

당시 박광태 광주시장이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에 반발, 3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 후보로 강운태 의원과 이용섭 의원이 맞붙었다.

이때 민주당은 시민공천배심원제를 통해 이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했다. 배심원제 투표결과는 민주당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했다. 시민배심원제 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강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이로 물리쳤다.

하지만 전당원 여론조사에서 뒤져 종합 성적 0.45%의 표차이로 이 후보는 이 선거에서도 패배했다. 그 때의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이 후보가 의원직을 유지한 채 시장선거에 도전함으로써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때 나돌면 말 중의 하나가 오늘의 이 후보가 국회의원에 다시 도전하는 결과가 될 줄은 몰랐을 터다. 당시 시중에는 “이 후보가 의원직까지 버리고 시장선거에 임했으면 박빙의 차이로 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회자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는 의원직을 용기 있게 버렸었다.

결과적으로 말해 이 의원은 한 번은 당의 전략에 힘입어 시장 선거에 나섰으나 실패했고, 또 한 번은 당의 전략에 의해 시장선거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던 아이러니컬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런 이 후보가 광주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용기를 내어 버렸던 의원직을 되찾기 위해 복당하고 물려주었던 권은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정치가 다 그렇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찝집한 것만은 사실이다. 정치는 도리인가, 현실인가. 광주 광산을 지역구 유권자들의 고민이 깊어갈 수 밖에 없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