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식 칼럼] 원희룡법과 이재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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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원희룡법과 이재명법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8.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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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내년 3월9일 실시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기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은 1차 컷오프를 실시해 통과된  6명의 주자들이 2차 경선을 앞두고 연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 힘은 이달 말 경선 룰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경선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야를 통틀어 주자로 뛰는 인물은 전 현직 국회의원과 도지사 고위공직자 출신이 대부분이다. 민주당은 6명으로 압축돼 있지만 국민의 힘은 현재 12명이 거론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 힘은 9월 중 1차 후보군을 8명으로 압축할 계획이어서 다음 달이면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여야 모두 11월이면 최종 후보자가 확정돼 본격적인 대선체제가 시작된다.

국민들은 이번 경선을 지켜보면서 궁금해 하는 부분이 많다. 국회의원의 경우 현직을 가지고 경선에 나서고 있지만 공직자와 자치단체장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외하고 현직이 없다. 대부분 사퇴하고 선거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일을 앞두고 공직자의 사퇴시한을 규정하고 있지만 경선과 관련해 사퇴시한을 규정한 것은 없다. 다만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직자의 경우 신분을 유지한 채 정치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 때문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그 직을 사퇴하고 선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직무성격에 따라 사퇴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과 도지사 등은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 선거운동에 나서고, 경선에서 낙선하면 다시 복귀해 월급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은 아예 사퇴하고 선거운동에 나서기 때문에 낙선해도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이런 불평등한 상황을 두고 법조계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선 경선에 나서면서 지난 1일 도지사 직을 사퇴했다. 법적으로는 사퇴하지 않아도 되지만 경선에 나서면 아무래도 도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도지사 역할을 형식적으로 할 수도 없고, 도지사직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다’며 ‘제주도민께는 죄송하지만 깨끗하게 도지사직을 사퇴하는 것이 나의 양심이자 공직윤리’라고 했다. 그의 사퇴를 두고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들은 잘못이라고 평가하기보다 잘 했다는 여론이 많다. 도정책임자와 대선주자라는 2개의 신분으로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원칙론자인 원 전 지사의 양심에 맞지 않기 때문에 법 보다는 도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공직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도정책임자와 대선주자라는 2개의 신분을 유지한 채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대선주자와 경기지사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지사직을 선택하겠다며 사퇴불가를 못 박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의 사퇴문제를 두고 공방전을 벌이는 등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여여 모두의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원희룡 전 지사는 대선주자와 도정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이 지사를 겨냥해 ‘염치 없는 이재명’이라며 기본 양심부터 검증받는 게 순서라고 했다. 또한 ‘도지사와 선거운동이 양립 가능하다고 믿는 모양이다. 자기 자신을 돌봐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 측은 경기지사를 사퇴하지 않은 채 대구 울산 대전 등 전국을 순회하는 것은 경기도민 혈세가 선거운동 경비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비난했다.

김두관 후보도 현직 도지사가 집행권을 무기로 돈(재난지원금)을 풀겠다고 지적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도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원방침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대선주자로서 1,300만 명이나 되는 경기도민에게 재난 지원금을 준다고 약속하는 자체가 도지사직을 이용한 선거운동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지사는 코로나19로 어려운데 본인 선거가 있다고 지사직을 사직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직 자치단체장이 대선후보에 입후보 하려면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라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따라서 이 지사가 당내 경선을 거쳐 대선에 출마하려면 12월9일까지 지사직을 사퇴하면 된다. 경선에 낙선하면 지사직을 유지한 채 내년 지방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것 아니면 저것 한다’는 이중적 잣대로 보는 시각이 많아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관련법 개정을 검토하기 바란다. 경선에 참여하는 단체장이 사퇴하는 것이 맞으면 원희룡법이 될 것이고, 현행대로 유지한다면 이재명 방식이 될 것이다. 지나치게 국회의원 중심으로 되어 있는 공직선거 사퇴시한을 공정하고 균형 있게 정리하기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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