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익의 시선] K방역과 국민의료시스템 완성을 바탕으로 하는 의료산업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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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K방역과 국민의료시스템 완성을 바탕으로 하는 의료산업 육성
  •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 승인 2021.08.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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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확대재생산 구조의 선순환 경제

최근 펜데믹 상황에서 전문의들의 집단파업을 강행하기도 하였다. 국민들 사이에서 불편한 여론이 형성되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저부담-저보장-저수가 체제의 갈등에서 시작된 것이다. 결국은 국민의 저부담-고보장에 대한 요구와 의료계의 고수가의 갈등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장밋빛 대국민정책만을 쏟아내고 의료계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구체적인 재정계획과 이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건강보험 재정수지율은 104.1%로, 2조8243억원의 단기 적자를 기록하여 재정적자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무려 15.9배가 증가, 정부의 재정대책 없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빨간불’이 켜졌다. 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2019년도 건강보험 재정 현황’에 따르면 전년도 20조5955억원에서 17조7712억원으로 2조8243억원이 줄어들었다. 2019년 현재 누적적립금 17조 7712억원은 2019년 기준 3.1개월 보험급여비 규모다.

국민 모두가 건강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게 된 것은 1989년부터이다. 1963년 '의료보험법'이 처음 제정되었으나 오랫동안 시범사업 수준에 머무르다가 1977년부터 500명 이상의 사업장에 직장의료보험제도가 실시되면서 처음으로 의료보험제도가 실시됐다. 1988년부터 5인 이상 근로자의 사업장까지 직장 의료보험이 적용되었고 1989년 7월 도시지역 자영업자까지 의료보험제도에 포함되면서 전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완성됐다. 2000년부터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과 각 직장의료보험조합이 단일조직으로 통합되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출범했다.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건강보험공단이 보상해주는 가격이 '의료수가'이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국민이 직접 본인 부담으로 납부해야 한다. 흔히 한국의 건강보험의 특징을 '저부담-저보장-저수가' 체계라고 말한다. 국민건강보험이 출범한 1997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약 1000달러에 불과했기에 이를 기반으로 의료보험제도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건강보험 의무가입에 따른 저항을 해소하기 위해 낮은 보험료가 책정되었는데, 이에 따라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작게,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수가도 낮게 책정된 것이다.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낮다는 것은 국민들의 진료비를 국민건강보험이 다 보장하지 않고 일부만 보장해주고 있음을 말한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한국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낮고 본인 부담률이 높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OECD 국가들 중에서 한국은 36.8%로 멕시코 40.8% 다음으로 본인 부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이 19.6%인데 비하면, 한국 가계의 의료비 부담 비율은 거의 2배 가까이 많다. 프랑스는 7.0%에 불과하다. 그러나 문제는 선진국인 경우 이러한 비율이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연계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높은 의료비 부담은 특히 저소득층에게는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위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의료비가 가계 가처분 소득의 40% 이상을 의료비로 지출할 때 '재난적 의료비'라고 하는데,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하는 가구의 비율이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의료비 부담으로 가계에 어려움을 겪는 '메디컬 푸어(Medical Poor)'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과 관련해 자주 거론 되어 온 것은 이른바 '비급여 항목'이다. 비급여 항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중 흔히 '3대 비급여'라 불리는 간병비, 상급 병실료, 선택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중 가장 비용이 큰 항목으로 꼽혀왔으며, 오래전부터 비용 경감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외에도 MRI, 초음파, 임플란트, 로봇수술 등도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 항목들이다.

비급여 항목이 증가하는 원인을 건강보험의 저수가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의사들이 최대한 많은 환자를 보거나, 낮은 의료수가를 다른 데서 보상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매긴 비급여 의료행위를 더 많이 하여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행태를 양산하고 있다. 비급여 항목이 늘어나는 것은 가구당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으로도 이어진다. 국민들은 의료비 부담을 위해 국민건강보험료외 암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의 민간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골자로 한 건강보험 개혁안을 내놓았다.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 가계파탄을 막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가 이날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대책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눈다. 첫째는 미용·성형을 제외한 전 의료분야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MRI, 초음파 등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와 함께 '의료비 폭탄'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던 3대 비급여인 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 간병비도 포함된다. 상급병실 쏠림 현상을 고려해 4~6인실보다 본인 부담율을 높게 적용할 예정이다.

두번째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 제도다. 정부는 중증질환 관련 비급여로 가계가 파탄 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소득하위 50% 가구를 대상으로 모든 질환에 대해 연소득의 20~30%를 넘는 입원 및 고액 외래의료비에 대해 연간 2000만 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세번째는 '실질적인 본인부담 상한 100만 원 제도'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상한을 초과하는 금액을 모두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제도인데 개인별 상한액은 소득에 따라 정해져 있다.

또 '어린이 입원 진료 보장'과 '치매 국가 책임제'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올해 하반기 중으로, 15세 이하 어린이 입원 진료비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20%에서 5%로 낮추고, 중증 치매 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10%로 낮추겠다"고 했다. 6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임플란트 진료비도 현행 본인부담률 50%에서 3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으로 5년간 총 30조6000억 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7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 정책은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보험료율 급등, 의료쇼핑 등의 도덕적 해이 유발 등이 우려된다. 인구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료보험의 보장률을 높이면 건강보험의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보험료가 최근 10년 간 평균 증가율인 3.2% 수준보다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의료쇼핑 등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가격 편차가 줄어들어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더 많이 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의 의료수준은 세계적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저렴한 의료비와 질 높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소문이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20년 전부터 유럽에 유학을 가거나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현지 병원을 찾지 않고 국내에 들어와 치료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이 되어 있었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는 의료비의 상당부분을 부담하고 있으므로 의료비 부담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료서비스의 수준이 떨어지는 이유 때문이었다.

의료 수가와 국민 의료비 부담금은 올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국민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재정계획을 제시하여야 한다. 더불어 의료관광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여 병원의 경영구조를 개선하여 수가인상과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펜데믹 상황은 역으로 우리의 의료 환경과 의료 수준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의료 관광 전담여행사 제도를 두어 그 동안 의료관광의 부정적 이미지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여행사의 일반적인 패턴인 현지모객과 의료기관의 소개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게 되고 의료기관은 환자를 여행사에 의존하게 되어 실질적인 혜택이 의료기관에 돌아갈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져 왔다. 그리고 의료기관이 여행사와 함께 폭리를 취하고 이를 송객수수료로 여행사에 지급하는 악순환으로 한국의 의료관광 이미지를 악화시킨 전례들이 존재했었다. 이에 의료기관은 진료비가 의료수가 기준 3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전담여행사는 전체 의료관광 비용에 대한 수수료가 20%를 넘어서지 못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약회사는 의료법상 일부품목을 제외한 광고가 제한되어 있고 의약분업에 따른 영업이 의사의 처방에 좌우되기 때문에 음성수수로 문제는 항상 상존하는 문제였다. 그것은 관련 의료기기도 마찬가지이다. 사실상 의료산업은 엄청난 부가가치산업이며 단순히 수입된 제품이 유통과정에서도 상당한 이윤을 남기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의료산업 전반에 걸쳐 의료복지세를 부과하여 공공의료의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고려해야 한다. 의료산업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과 이를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면 선순환 국민경제를 이루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른 정부의 장기적이며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waterwra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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